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기관사들이 최근 2년 반 동안 받은 징계 사유 2위는 ‘휴대전화 사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국민의힘)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기관사 징계 의결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운전직 직원에 대한 징계는 80건이다. 이중 ‘업무 부주의’가 36건(45%)으로 가장 많았고, ‘휴대전화 사용’이 12건(15%)으로 뒤를 이었다.
코레일 내규 상 기관사는 운전실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지만 윤 의원은 기관사 휴대전화 사용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현재로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2016년 철도안전법 개정에 따라 운전실 내부 영상기록장치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운전 조작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운행정보 기록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예외다. 영상 기록 설치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된 셈이다. 실제 코레일 운전실 1411칸 중 306칸에 영상기록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장치가 운영되고 있는 차량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열차는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져 기관사의 업무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게 요구된다. 코레일은 운전실 내 스마트폰 사용 등 열차 운행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근로감독 및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레일은 지난 8월 승무원 30대 A 씨를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철도사법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A 씨는 7월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전동차를 운행하던 중 4호선 동작역 부근에서 본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 영상을 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코레일 내부 게시판에 A 씨가 전동차 관제 조작판 앞에서 한 손으로 게임 영상을 보고 있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현행 철도안전법과 코레일 사규에 따르면 기관사 등 승무원은 열차 운행 도중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돼 있다. 2014년 7월 강원 태백 열차 충돌사고, 2022년 11월 경기 의왕시 오봉역 화물열차 사고 등 기관사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부주의로 열차 사고가 발생한 사례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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