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운전자가 첫 재판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는데 차가 가속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1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차모 씨(68)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녹색 수의를 입은 차 씨는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버스 기사였다”고 답했다.
검찰은 “차 씨는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시속 62㎞에서 105㎞에 이르기까지 운전했다”며 “인적이 없는 쪽으로 운전하거나 미리 경적을 울려 경고하는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차 씨 측은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다른 원인에 의해 차량이 가속했다”며 “제동 페달을 밟았는데 제동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역주행하고 경적을 울리는 등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7월 1일 오후 9시 26분경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던 중 역주행 후 인도와 횡단보도와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등 인명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차 씨를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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