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급감에 의료공백 확산 우려
신경외과-산부인과는 10%대 그쳐
필수의료분야 상대적 더 큰 타격
올해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상당수가 수련병원 복귀 대신 사직을 선택하면서 내년 초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 수가 올해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내년 신규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서 세부 전공을 이수하는 전임의(펠로) 부족 및 의료 공백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레지던트 3, 4년 차는 총 5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병원을 떠나지 않거나 상반기에 복귀한 전공의 1327명 중 수료 연차 마지막 해(전공에 따라 레지던트 3년 차 또는 4년 차)인 전공의 553명과 9월 하반기 수련 때 복귀한 수료 연차 전공의 23명을 더한 것이다.
올해 초 전문의 시험에 2782명이 응시해 2727명(98%)이 최종 합격한 것과 비교해 보면 수료 연차 전공의가 내년도 전문의 시험에 모두 응시하더라도 응시자 수는 전년 대비 20.7%에 불과할 전망이다. 또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자가 모두 합격하더라도 전문의 배출은 5분의 1로 급감하게 된다.
전문의 시험에 응시 가능한 레지던트를 전공별로 보면 가정의학과가 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91명), 정형외과(61명), 정신건강의학과(4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핵의학과가 2명으로 수료 연차 레지던트가 가장 적었다.
전문의 배출 절벽은 필수과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부인과는 수료 연차 전공의가 12명으로 지난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114명)의 10.5%에 불과했다. 신경외과는 12명으로 전년 대비 12.8%, 소아청소년과는 26명으로 전년 대비 19.7%, 응급의학과는 33명으로 전년 대비 19.5%에 그쳤다.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 내년도 전임의 지원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올해는 전임의가 복귀하며 이탈한 전공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 줬는데, 내년에는 이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필수과 세부 전공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대형 병원의 한 필수과 교수도 “젊은 의사들은 전임의나 교수가 되는 것에 회의적인 분위기”라며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겠다지만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올해 2월부터 이어진 의료 공백이 내년 의료 붕괴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정 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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