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구교도소 부지 개발 갈등
시, 청년 미래희망타운 추진 계획… “공동주택 지어 예산 부족 해결을”
주민들, 전체 부지 공익개발 주장… “장기간 규제로 인한 피해 보상을”
대구 달성군 대구교도소가 이전한 뒤 후적지가 1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구시가 내놓은 개발안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와 관계 부처는 부지 일부에 공동주택을 지어 수익을 거둔 뒤 나머지 땅을 개발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전체 부지를 오롯이 공공시설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중순 대구교도소 후적지에 ‘청년 미래희망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시는 이 자리에 문화예술허브 조성을 추진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로 후적지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 대구시는 청년 미래희망타운을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과 주거,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대구교도소 후적지가 미래모빌리티 및 지식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제2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주요 종사자인 청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세부적인 계획안을 살펴보면 시는 청년 미래희망타운을 일자리존과 문화존(Zone), 힐링존, 주거존으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다. 일자리존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5대 첨단 신산업 중심의 창업 및 취업 지원 공간을 세운다. 문화존에는 문화예술공연 시설 및 생활체육시설을, 힐링존에는 산책로 및 대규모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거존에는 사회초년생 및 신혼부부와 같은 청년층을 위한 스마트형 공동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다.
계획안 공개로 후적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대구교도소 후적지 땅 전체를 도시공원 등 공공시설로 개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부지 가운데 상당 범위에 공동주택을 개발한다는 계획이 나와서다. 주민 김모 씨(68)는 “1971년 대구교도소가 달성군에 자리 잡은 뒤 고도제한 등에 발목을 잡혀 주민들이 반세기 가깝게 피해를 봤다. 정부가 부채감을 갖고 있다면 기존 예산을 투입해 전체 부지에 공익시설을 조성해 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달성군은 당초에는 전체 부지를 공공시설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관계 부처는 예산 부족 문제로 부지 일부에 공동주택을 지어 재원을 마련해 후적지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사업이 늦어지면 후적지가 장기간 방치될 수도 있다고 판단해 부지 가운데 일부를 공동주택으로 개발하는 방향도 같이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관할 달성군마저 입장을 선회한 상황에 공동주택 개발 부지 비율마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공개한 계획안상 공동주택 개발 부지는 전체의 25% 수준인데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조속한 후적지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달성군이 참여하는 4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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