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건지소 ‘장수센터’ 운영
노인 건강 3단계 나눠 차별 서비스
집중관리군은 자택방문해 지원
지난달 WHO 건강도시상 수상… 2030년까지 100곳 확대 계획
“혼자서 틈틈이 운동하려고 노력하는데 아무래도 같이 하면 더 좋잖아요. 요새 제 생활이 좀 더 활기차진 기분이에요.”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의 한 공원에서 ‘코어 강화 스트레칭’ 소모임에 참여한 장덕순 씨(63)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장 씨가 이날 참여한 모임은 서울시가 은평구 보건지소를 활용해 운영하고 있는 ‘서울 건강장수센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는 “은평구 소식지에서 동별로 건강 교육도 받고 운동 소모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저번에는 구강 교육을 받았는데 배우고 얻어 가는 것들이 많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역 내 의료기관 및 복지관과 협력해 노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 건강장수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시는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지역 돌봄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하는 등 노인 건강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보건지소를 ‘건강장수센터’로 활용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건강장수센터는 보건지소를 어르신들의 ‘통합 건강관리 지역거점센터’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65세 이상 노인과 건강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구마다 3, 4개 권역별로 센터를 조성한다. 건강장수센터 한 곳당 약 3개 동을 담당한다.
센터는 노인들을 △건강유지군 △정기관리군 △집중관리군 등 총 3단계로 구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건강유지군에는 ‘장수 헬퍼’를 통해 걷기, 정서 활동 등의 건강 소모임을 지원한다. 장수 헬퍼는 동마다 4명으로, 구청에서 산책 코스 등을 초반에 제공하면 이후 동별 소모임으로 진행된다. 또 구강, 골다공증 등 기초적인 건강 상식을 교육하는 건강교실도 상설적으로 운영한다.
집중관리군에는 ‘방문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건강장수팀’ 의료진이 직접 집중관리군 노인의 자택에 방문한다. 이들은 노인들의 질환 상담 및 복약지도와 함께 운동 치료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치매 검진이나 심리 지원 등 지역사회 서비스와 연계한다.
● 시 인구의 18%가 65세 이상 노인
시가 이와 같이 ‘보건지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고령 인구에 대비해 보건지소를 거점으로 주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172만5801명으로 전체 인구의 17.9%를 차지한다. 시는 203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4.5%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만큼 공공에서 전부 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일종의 주민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건강군의 경우 장수 헬퍼들이 건강 소모임도 운영하면서 몸이 불편한 경우 헬퍼들이 어르신 집에 찾아가 안부를 살피고 보건소의 방문간호사한테 전달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관하는 건강도시상 ‘고령 친화 우수도시’를 수상했다. 시 관계자는 “그간 서울시가 추진해온 지역 기반 고령자 맞춤형 서비스인 ‘서울 건강장수센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은평구, 금천구에서 7개 센터를 시작으로 건강장수센터를 2030년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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