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주사로 체중 15% 줄어”… 머스크 등 애용 밝혀 해외서 인기
식약처 “두통-구토 등 부작용 보고… 비만환자만 처방 받아 사용해야”
의사들 “약물로 근본적 치료 못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15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해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들이 투약해 유명해졌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통, 구토 등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비만 환자에 한해 의사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 “4주 투약에 70만 원대 될 듯”
위고비는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세마글루타이드)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성분이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해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다.
원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같지만 효과는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의 경우 56주 투약 후 체중 감량 효과가 7.5%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효과가 높은 셈이다. 또 삭센다가 매일 주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위고비는 주 1회 팔, 복부, 허벅지 등에 주사하면 된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위고비는 2021년 미국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2년 10월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체중 관리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단식과 위고비”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 전 세계 매출 6조 원을 넘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 지난해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비만클리닉 등에는 “위고비가 언제 출시되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국내 출시 가격은 4회 투약분이 37만2000원이다. 하지만 이는 병원 및 약국 공급 가격으로 소비자 가격은 삭센다보다 높은 70만 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 및 약국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위고비 용량은 0.25mg부터 2.4mg까지 5종인데 매달 조금씩 용량을 높이며 투약하면 된다.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약 1780억 원 규모인데 현재 삭센다가 37.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위고비의 대항마로 불리며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가 올해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위고비 측이 출시를 서둘렀다고 들었다”며 “시장을 먼저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운자로의 경우 72주 차 투약 후 22.5%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다.
● “약물 치료 근본 처방 아냐”
위고비는 심혈관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두통,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약 시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하다.
처방 대상도 제한돼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와 BMI 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이나 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들은 약물 치료로 단기간 효과를 볼 순 있지만 언제까지나 투약을 할 순 없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약을 끊은 후 요요 현상 때문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도 “비만 관리를 위해선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활동량 증가가 필수이고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며 “약물은 보조적인 역할일 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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