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딥페이크, 사진 도용·합성 피해가 잇따르면서 교원 10명 중 9명은 졸업앨범 사진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명 중 8명은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것조차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딥페이크 공포가 학교 현장을 덮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 3537명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교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5일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교원 93.1%는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초상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매우 우려 69.5%, 약간 우려 23.6%)’고 답했다. 실제로 졸업앨범에 사진을 넣는 교원들의 증감 추세에 대해 ‘점점 줄고 있다’는 답변이 72.5%에 달했다. ‘이전과 변화가 없다’는 답변은 17.7%에 그쳤다.
담임 얼굴 사진(프로필 형태 등)도 ‘모두 넣지 않는다’는 답변이 20.4%였고, ‘희망자 등 일부만 넣는다’는 답변은 17.7%였다. 이 외에도 학급 단체 사진에도 담임 사진을 모두 넣지 않는다는 응답이 14.9%, 희망자 등 일부만 넣는다는 응답은 17.8%로 담임 교사조차 졸업앨범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졸업앨범에서 얼굴을 빼고 싶은 건 교원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넣기를 꺼리거나 빼기를 원하는 학생이 늘고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매우 그렇다 13.5%, 약간 그렇다 32.0%)는 응답 교원이 45.5%에 달했다. 학교 현장의 딥페이크 범죄 피해 대상이 주로 학생인 만큼 우려와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졸업앨범을 계속 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해서는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 응답이 67.2%로 나타났다. ‘제작해야 한다’(32.8%)는 긍정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교총은 “교사 사진이 학생·학부모의 SNS, 단톡방에 무단으로 올려지고 조롱거리가 되거나 심지어 성 착취물에 합성되고 사기 사이트에 도용되는 등의 일까지 벌어지면서 사제 동행의 의미마저 점점 퇴색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개인 정보 보호와 딥페이크 범죄 등의 예방·근절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디지털카메라, SNS가 발달하고 학생들끼리 언제든 사진을 찍고 보관·공유할 수 있는데 범죄 피해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별도 앨범을 만드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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