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 군위군에 거점학교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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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학교 9곳이 전교생 20명 이하… 복식 학급 등으로 교육 질 저하 우려
소규모 학교 학생 한곳에 모아 교육…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도입 예정
택시-기숙사 운영해 통학 지원 추진

지난달 6일 대구 군위군민회관에서 열린 군위 교육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거점학교 육성을 찬성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군위군에 있는 우보초등학교에서는 학생 모두가 임원직을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 전교생이 4명뿐이어서 각자 전교회장과 부회장, 두 학급의 반장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보람은 점점 줄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갈수록 학우들이 줄고 있어서다. 학교 관계자는 “개학 전까지는 전교생이 6명이었지만 2명이 전학을 가 학교 규모가 더 작아졌다. 올해 신입생은 아예 없었고 내년에도 1명만 입학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에는 현재 초등학교 8곳과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 등 모두 14개 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우보초를 포함한 9곳은 전교생 2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이며 가장 적은 곳은 학생이 3명뿐이다. 몇몇 학교는 향후 몇 년 동안 신입생이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돼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교육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폐교 위기에 몰린 소규모 학교의 학생들을 한곳에 모은 거점학교를 육성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초저출산 시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사회 및 정서적 성장 부진 등 교육 질 저하 위기를 해소할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교육청은 군위군의 대구 편입 논의가 나오던 시점부터 이 지역의 특성에 맞춘 교육 정책을 준비해 왔다. 군위군과 지역 의회, 군위교육지원청, 각 학교장, 학교운영위원장 등과 협의를 벌여 내놓은 방안이 거점학교 육성책이다.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군위초·중·고교로 학생들을 모아 가르친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적은 학교에서는 2개 이상의 학년이 함께 수업을 듣는 복식 학급이 불가피하고, 2개 이상의 학교를 순회하거나 2과목 이상을 가르치는 교사가 늘어 교육 질 저하를 부를 수 있다”며 “학교 규모는 곧 교육 질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거점학교를 육성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앞으로 군위초·중·고에 특별교육실을 증축하는 등 교육환경 시설을 개선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돌봄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토론과 발표 중심의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을 도입할 예정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에서는 여러 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증명하고 있다. 군위초·중·고 거점학교는 최대 12년 동안 연속성 있는 IB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색 있는 학교로 육성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거점학교로 전학을 가는 학생의 통학거리가 최대 왕복 2시간까지 길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통학 택시와 기숙사 확대 운영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거점학교 운영으로 빈 공간으로 남게 될 다른 학교는 우선 휴교 조치를 내리고 앞으로 인구 유입 등 변화가 있을 시 다른 학교를 추가로 거점학교로 지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군위군#학생 수 감소#거점학교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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