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병원 상반기 이익 전년比 2685억 급감
사태 장기화 건보 선지급 경영난 해소 한계
“적립금 인건비 등으로도 쓸 수 있게 완화를”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8개월 가량 지속되면서 서울의 대형병원 5곳 중 4곳이 상반기에만 2000억원대 적자를 면치 못했다.
17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이 상반기 총 2135억 원 적자를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당기 순이익 약 550억 원)과 비교하면 이익이 2685억 원 쪼그라들었다.
병원별 경영 실적을 보면 병상 수가 가장 많은 서울아산병원의 올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마이너스 21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49억 원)보다 약 965억 원 급감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마이너스 16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약 897억 원 감소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지난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737억 원이었다. 서울성모병원의 당기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76억 원에서 올 상반기 마이너스 131억 원으로 돌아섰다. 서울대병원은 당기 순이익이 516억 원 감소했다.
병원의 규모가 커 병상 수가 많은데 전공의 비중은 높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입원·수술 건수 등이 대폭 줄면서 병상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전체 의료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고정적으로 지출되면서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의료계 내부에선 병원들이 병원 운영, 미래 투자 등을 위해 쌓아둔 적립금(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인건비 등으로도 쓸 수 있도록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적립금은 대학병원의 현금통로로 잘 알려져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중 일정액은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되는데, 인건비 등 용도 외에 사용하면 감면받은 세액(법인세)에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미리 지급했지만,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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