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험생 ‘양심 선언’…“논술문제 3개, 다른 수험생에 문자로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7일 14시 31분


코멘트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고사장에서 문제지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배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험 전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학교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열린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고사 시험장에서 시험 시작 약 1시간 전 문제지가 미리 교부됐다. 당초 시험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으나 해당 고사장 감독관들은 1시로 착각하고 5분 전인 12시 55분에 시험지와 답안지 그리고 연습지를 배부한 것이다.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2024.10.14/뉴스1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시험지를 미리 받고 본 시험 30분 전 문제 3개를 다른 수험생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했다’는 수험생의 양심선언이 나왔다.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수험생 A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험지를 일찍 배포했다가 회수한 고사장에 있던 한 수험생이 다른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문제 3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단답형 2개와 주관식 1개에 대한 문제 정보가 시험 시작 30분 전 전달됐다고 한다.

이번 논술시험은 단답형 4개, 서술형 2개 등 총 6개 문제로 구성됐기 때문에 절반에 대한 정보가 미리 전달된 것이다. 문제를 전달한 수험생은 시험지를 미리 받은 뒤 시험 시간을 착각한 것을 인지한 감독관이 회수한 뒤 휴대전화를 사용해 문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한다. 문제를 직접 촬영해 보낸 것은 아니지만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적어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문자 메시지를 보낸 수험생이 직접 밝혔으며 이 수험생도 집단소송에 참여 중이다. 이 수험생이 연세대가 문제지를 불법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6명 중 한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세대는 두 차례 발표한 입장문에서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돼 입시의 공정성을 침해한 객관적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문제지가 미리 배부된 고사장 감독관은 “휴대전화는 전원을 끈 채 가방에 넣도록 했고 수험생에게 연습지 아래에 문제지를 놓도록 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미리 문제를 볼 수 없었고 휴대전화로 전달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수험생들은 속속 드러나는 정황으로 볼 때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며 재시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에 논술시험 무효 소송과 시험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할 계획이다.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본안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수험생과 학부모는 17일 오전 기준으로 100여 명에 달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