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군인들이 보이지 않으면 ‘군에 무슨 일이 있구나’ 짐작을 하는데, 요 며칠 군인들이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되죠.”
1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만난 김모 씨(59)는 “연평도에는 군인들이 주민 수만큼 많아 마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요즘은 보이는 군인 수가 확실히 줄었다”며 최근 고조된 남북 관계 긴장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연평도에는 약 2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북한이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연결도로를 폭파한 데 이어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정했다고 밝히면서 서해 접경지역인 연평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4년 전 포격사태를 겪은 연평도는 북한과의 거리가 3㎞밖에 되지 않아 북한 땅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깝다.
특히 북한의 직접적인 포격을 경험했던 연평도 주민들은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불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동년 씨(80)는 “포격 당시 일을 하다 산꼭대기로 도망쳤는데 포가 바다에도 떨어지고 산에도 떨어지고 어찌나 많이 떨어지던지, 살려달라고 맨발로 뛰어내려온 사람도 있었다”며 “포격 이후엔 포 소리만 들려도 TV를 끄고 마을 방송에만 집중하는데, 최근 또 무슨 일이 있으려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김모 씨(88)는 “실향민으로서 피난을 겪고 평생을 난을 걱정하며 살았는데 또 이러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연평도는 방패막이 아닌가. 그만큼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군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병대 연평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주장 이후 전방에서 직접 관측되는 큰 변화는 없지만, 포진지에서 식별되는 인원이 늘어나는 등의 동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도발의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평소와 같이 부여된 임무와 훈련을 충실히 수행하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전투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연평도를 찾아 연평도 추모비와 위령탑을 찾아 연평도 포격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연평부대를 방문해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또 비상 대피소를 찾아 비상식량 등 필수 비치 물품을 확인하고 난방기 등의 작동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
유 시장은 “무차별적 오물풍선 부양이나 대남 확성기 등 북한의 도발 행위는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로, 더 이상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확고한 통합방위태세를 통해 서해5도를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시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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