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융합 지원’ 다문화가정에 핀 웃음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8일 03시 00분


인천공항공사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고국에서 부모 초청해 만나게 돕고
청소년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할 것”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이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다문화가정의 가족들에게 제1여객터미널의 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고국에 있는 부모를 그리워하며 인천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 주부 24명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초청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온 이들의 부모 37명이 입국한 것. 부모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고개를 빼고 기다리던 주부들은 한걸음에 달려가 포옹하며 반겼다.

2017년 한국인 남편과 사별한 뒤 중학교에 다니는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베트남 출신 주부(38)는 “경제적인 이유로 오랫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해 죄송스러웠다”며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입국한 부모들은 교통센터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인천공항 곳곳을 둘러보고 오후부터 인천과 서울 관광에 나섰다. 19일까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오라카이호텔에서 딸과 사위, 손주들과 숙박하며 관광명소를 둘러보게 된다. 20일부터 딸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가서 개별 일정을 보낸 뒤 30일 출국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가 다문화가정 주부와 자녀들의 한국 정착과 사회적 융합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2년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인천의 다문화가정 인구는 8만 명으로 경기(34만3000명)와 서울(19만 명) 다음으로 많다. 특히 매년 한국인과 결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이들의 원만한 정착을 돕는 것도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2021년부터 인천지역 다문화가정의 청소년 교육을 지원하는 ‘인천공항 가치점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기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 가정을 돕기 위한 멘토링 사업이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대학생과 임직원을 멘토로 연결해 줘 매주 6시간씩 교과과정에 대한 학습 지도와 학교 생활이나 진학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문화가정 청소년 156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올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진로박람회를 열고 어머니의 고국을 멘토들과 함께 방문하는 해외 탐방도 계획돼 있다. 이 밖에 전국 다문화가정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자아 탐색과 진로 교육,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봉사활동에 나서는 ‘소셜트립’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같은 지원 사업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며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인천공항은 물론이고 국가 이미지를 끌어올려 필리핀과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추진하는 해외 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다문화가정#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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