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내년에 증원된 의대 신입생 4500여 명과 올해 입학했다가 휴학계를 낸 3000여 명 등 총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는 사태가 닥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선 “한꺼번에 2.5배로 늘어난 인원이 6년 내내 함께 수업을 받게 되는 만큼 정상적 교육이 불가능하고 부실 의사가 양산될 것”이란 반박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예과 1학년의 경우 올해 신입생과 내년 신입생을 합쳐 7500여 명이 수업을 듣게 된다”며 “숫자는 많지만 의대 40곳에 분산되는 것이고 실습보다 강의 위주인 예과 1학년 교육 특성을 감안해 분반 등으로 대비하면 교육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2월 의대생 수업 거부 사태가 발생하자 ‘휴학 및 유급 불가’ 방침을 고수해 왔다. 휴학이나 유급을 허용할 경우 내년에 현 의대 정원의 2.5배에 달하는 의대생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는 사태가 발생하고, 신규 의사 배출이 중단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수업 거부가 장기화되고 남은 기간에 1년 수업 과정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교육부는 이달 6일 “내년 1학기 복귀를 약속할 경우 휴학을 허용하겠다”며 조건부 휴학 허용 방침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내년 예과 1학년의 경우 급증한 인원이 계속 함께 진급하며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예과도 문제지만 2년 후 실습 위주인 본과에 들어갈 경우 실질적으로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이런 상황이 예과, 본과를 거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때까지 10년 동안 이어지는 것”이라며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증원 규모에 대해선 “사실 2035년까지 부족한 의사는 2만 명이고 4000명을 증원해야 하지만 교육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가장 안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숫자가 2000명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도 했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주장에 대해선 “의사들이 죽지 않고 의료를 한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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