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해진 모형 위에 수술용 실 아끼며 연습했던 기억”
국회 교육위, 경북대 의대 현장 시찰…“귀신나오는 줄”
의정 갈등이 8개월째 계속되는 상황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내년도 의대 교육을 받게 될 ‘7500명’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7500명. 단언컨대 교육 불가”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의료계는 내년 늘어난 정원과 휴학한 의대생들이 한 번에 수업을 들을 경우 1학년은 현재 인원의 2배가 넘는 약 7500명이나 돼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는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18일 새벽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경북대의 교육 환경은 열악합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던 본과 4학년 시절,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며 도서관 에어컨과 전등을 끄고 공부하던 학생을 쫓아내던 학교”라고 밝혔다.
이어 “실습 기자재가 부족해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라 지시하던 학교”라며 “수술용 실 하나를 고이 받아들어 이미 너덜너덜해진 모형 위에 아끼고 아껴가며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고 의대 교육 환경 부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7500명. 단언컨대 교육 불가”라고 표명했다.
전날(17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북대 의대에 현장을 다녀온 의원들이 의대 시설 노후화 등을 비판하자 말을 보탠 것이다. 경북대 의대는 박 비대위원장의 모교이기도 하다.
전날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경북대병원에 갔더니 70년, 80년대 대학병원인 줄 알았다. 카데바(해부용 시신) 실습실은 귀신 나오는 줄 알았다”고 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우수한 인재들이 열악한 시설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현실은 참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교육부가 열심히 재정 지원을 해주면 (시설 개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같은 날 대통령실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7500명 교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국 40개 의대에 분산되고, 예과 1학년 교육 특성상 대비를 하면 가능하다”며 “분반을 하든지 공간을 미리 예정하든지 해서 충분히 대비하면, 정확한 인원을 산정해 대비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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