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부산대 총장
내년 APEC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해양기후테크’ 선정되도록 노력
학교에 ‘국제인증센터’ 설치 목표
작년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 부산교대와 통합 이뤄 교사 양성
“해양기후테크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59)은 16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본관 총장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해양기후테크는 해양자원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 기술을 뜻한다. 과학계는 이런 기술이 적용된 설비가 개발돼 상용화되면 바다와 인접한 도시의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총장은 “해양기후테크가 내년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선정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교육부와 환태평양대학협회(APRU)에도 의제 선정을 위해 힘을 써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관련 논의가 정상회의에서 진행되면 의제를 제안한 부산대가 범세계적인 협의가 필요한 해양기후테크 분야의 국제 표준 마련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최 총장은 예상하고 있다. 그는 정상회의 후 ‘해양기후테크 국제인증센터’를 학교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제인증센터는 세계 기업이 개발한 해양기후테크 관련 기기와 설비가 국제 표준 규격에 맞는지를 검증한다. 최 총장은 “국제 표준을 선점한 국가의 기업은 기술과 제품 수출 등에 절대적인 세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해양기후테크로 침체했던 부산 산업계가 도약할 수 있다. 또 세계적인 기술 기업이 부산에 몰려들어 많은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총장은 APRU 활동 중에 이런 전략을 수립했다. 부산대는 서울대와 KAIST 등에 이어 2021년 국내 6번째로 APRU에 가입했다. 그는 올 6월 말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에서 열린 ‘APRU 총장 연례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부와 대학이 내년 APEC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의제 제안을 위해 고심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마침 연례회의에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회원 대학 간의 연구 협력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최 총장은 “바다가 인접한 부산은 관련 연구에 탁월한 조건을 갖췄고, 대학에 기후 관련 전문가도 많아 부산대가 지역 사회와 협업하면 해양기후테크의 세계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 5년 동안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선정됐다. 부산대는 사범대를 보유한 4년제 종합대학과 교육대학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이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최 총장은 “2027년 3월부터 유치원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학과의 신입생을 부산대 이름으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과거 교육대학에서 이뤄졌던 유·초등 교사 양성 교육과 사범대의 중등 교사 및 특수교육 교사 양성이 모두 부산대 캠퍼스에서 이뤄지게 된다. 기존 부산교대가 있던 연제구 캠퍼스에는 평생대학원과 교육대학원이 설치돼 운영될 예정이다. 최 총장은 “두 대학 학생의 학적 등을 전산으로 통합하는 기술적인 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계획대로 대학 통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교사가 부산대에서 배출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올 2월 치러진 총장 선거에서 1순위 임용 후보자로 당선돼 5월 17일부터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최 총장은 1996년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기획처장과 공과대학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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