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산업용 기계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돌풍에 가까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공장과 야산으로 번졌다. 다행히 소방당국의 차단 조치로 대형 산불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았고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20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4분경 인천 서구 왕길동 소재 한 산업용 기계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의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처음 불이 난 곳은 이 공장 1층 약 300㎡ 규모의 철골조 건물로 조사됐다. 화재 현장 인근에 사는 서명원 씨는 “아침을 먹고 청소를 하려고 창문을 열어보니 시커먼 연기가 났다”며 “처음에는 쓰레기를 태우나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소방차가 화재 현장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오전 9시 14분경 관할 인천 서부소방서가 전체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으로 주변 공장으로 불이 옮겨붙자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2분경 인접 소방서 5, 6곳을 추가로 현장에 투입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화재 현장 인근 공장에서 이날 잔업을 하던 권모 씨(45)는 “이날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면서 화재 현장 인근 서쪽 야산까지 탔다”며 “검은 연기가 수백 m 높이로 하늘로 치솟아 대피해야 하나 고민을 할 정도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화재로 생긴 검은 연기는 인근 경기 김포시와 한강 너머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서울 마포구에서도 목격됐다. 고양시에서 스포츠 센터를 운영하는 박모 씨(46)는 “일을 마치고 인천 계양구에 있는 집으로 운전을 하며 가는데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는 헬기 5대와 펌프차 등 소방장비 72대와 인력 193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길이 잡히면서 오후 1시 58분경 대응 1단계로 하향됐다. 이어 오후 4시 2분경 큰 불길을 잡는 초진을 완료했고, 화재 발생 11시간 만인 오후 7시 45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이날 불로 30개 이상의 주변 공장 등 건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소방당국에 관련 신고 수십 건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천시, 서구, 소방청, 산림청 등 관계기관은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며 긴급 지시를 했다. 인천 서구는 6차례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주민들은 연기 흡입에 유의해달라”며 “공장 화재로 산불까지 발생했으니 주변 주민은 입산을 금지하고 등산객은 안전한 곳에 대피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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