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전세버스에 오른 승객들이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며 돌아다녀 곤욕을 치렀다는 버스 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28인승 버스 기사 A 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 씨는 지난달 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초등학교 동창 남녀 18명을 버스에 태웠다. 승객들은 홍어 회무침을 비롯해 냄새가 심한 음식과 술을 들고 승차했다. A 씨가 이를 제지했지만, 승객들은 무시하고 버스에 올랐다고 한다.
A 씨에 따르면 승객 일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버스 안을 돌아다녔다. 팔걸이에 걸터앉아 휘청이며 술을 마시기도 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버스 맨 앞 좌석의 아이스박스를 뒤적이기도 했다.
A 씨는 승객들에게 자리에 앉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승객들은 오히려 버스를 세우라며 분노했다고 한다. 한 승객은 “사람이 앉지 않았으면 버스가 가지 말라”고 소리쳤다.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자 도저히 운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A 씨는 마침 졸음쉼터가 보이길래 정차했다. 그는 “모든 승객이 좌석벨트를 착용해 주시고, 잔금을 마무리 지어 주시면 다시 출발하겠다”고 안내했다. 당시 A 씨는 총 85만 원의 버스 이용 요금 중 10만 원의 계약금만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자 승객들은 “다른 차를 불러서 갈 테니 당신은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일부는 “새 차가 올 때까지 못 간다”며 하차를 거부하거나, 버스 앞을 막은 채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총무에게 “운임 안 받을 테니 전부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사연을 설명하며 “나머지 운임은 아직도 못 받았다. 하지만 못 받은 운임은 중요하지 않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일이 제발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승객들을 가만히 두면 운전자는 생계에 위협이 될 만큼 벌점과 운행 정지가 따라온다. 그에 비해 승객은 단순 경범죄 처벌을 받는다”며 “그러기에 운전자는 이 사람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그게 보시다시피 이뤄지지 않는다. 승객에게 좀 더 강한 법적 기준과 사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승객이 차 안에서 춤을 추는 등 안전운전에 현저히 장해가 될 정도의 소란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운전자에게 범칙금 10만 원과 벌점 40점이 부과된다. 40일간 면허 정지 조치도 가능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