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안 하고 휘청…환갑 여행 버스서 술판 벌인 동창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0월 21일 14시 27분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술병을 들고 이동하는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술병을 들고 이동하는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전세버스에 오른 승객들이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며 돌아다녀 곤욕을 치렀다는 버스 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28인승 버스 기사 A 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 씨는 지난달 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초등학교 동창 남녀 18명을 버스에 태웠다. 승객들은 홍어 회무침을 비롯해 냄새가 심한 음식과 술을 들고 승차했다. A 씨가 이를 제지했지만, 승객들은 무시하고 버스에 올랐다고 한다.

A 씨에 따르면 승객 일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버스 안을 돌아다녔다. 팔걸이에 걸터앉아 휘청이며 술을 마시기도 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버스 맨 앞 좌석의 아이스박스를 뒤적이기도 했다.

A 씨는 승객들에게 자리에 앉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승객들은 오히려 버스를 세우라며 분노했다고 한다. 한 승객은 “사람이 앉지 않았으면 버스가 가지 말라”고 소리쳤다.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팔걸이에 걸터앉은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팔걸이에 걸터앉은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자 도저히 운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A 씨는 마침 졸음쉼터가 보이길래 정차했다. 그는 “모든 승객이 좌석벨트를 착용해 주시고, 잔금을 마무리 지어 주시면 다시 출발하겠다”고 안내했다. 당시 A 씨는 총 85만 원의 버스 이용 요금 중 10만 원의 계약금만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자 승객들은 “다른 차를 불러서 갈 테니 당신은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일부는 “새 차가 올 때까지 못 간다”며 하차를 거부하거나, 버스 앞을 막은 채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총무에게 “운임 안 받을 테니 전부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졸음쉼터에 서 있거나 버스 앞에 주저앉은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졸음쉼터에 서 있거나 버스 앞에 주저앉은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A 씨는 사연을 설명하며 “나머지 운임은 아직도 못 받았다. 하지만 못 받은 운임은 중요하지 않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일이 제발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승객들을 가만히 두면 운전자는 생계에 위협이 될 만큼 벌점과 운행 정지가 따라온다. 그에 비해 승객은 단순 경범죄 처벌을 받는다”며 “그러기에 운전자는 이 사람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그게 보시다시피 이뤄지지 않는다. 승객에게 좀 더 강한 법적 기준과 사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승객이 차 안에서 춤을 추는 등 안전운전에 현저히 장해가 될 정도의 소란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운전자에게 범칙금 10만 원과 벌점 40점이 부과된다. 40일간 면허 정지 조치도 가능하다.

#환갑 기념 여행#초등학교 동창#안전벨트#버스 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