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약 배송-이동형 병원 ‘모바일 카’… 남은 의료공백, 기술로 메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2일 03시 00분


[의정갈등 해법, 해외서 길을 묻다]
재고 떨어진 섬 약국에 드론 배송… 며칠 걸리는 선박보다 훨씬 빨라
낙도 모바일카, 간호사가 기본 검사… 의사가 자료 받아보고 화상 진료

일본 나가사키현의 한 사무실에서 섬 지역 약국으로 보낼 의약품을 드론에 싣고 있다. 소라이나 유튜브 캡처
일본 나가사키현의 한 사무실에서 섬 지역 약국으로 보낼 의약품을 드론에 싣고 있다. 소라이나 유튜브 캡처
15일 일본 나가사키현 후쿠에섬의 무인기(드론) 회사 소라이나 사무실.

안내를 받고 옆 창고로 들어서자 드론 12개의 몸체와 날개가 보였다. 창고 밖 공터에는 드론을 쏘아 올리는 대형 발사대도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근 섬 약국 등 9곳으로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10분 내, 가장 먼 곳에는 50분 내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지역의사제 도입 등 정책적 노력으로 채워지지 않는 지방 의료 공백을 첨단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소라이나는 2022년 4월 일본 최초로 이곳에서 드론을 이용한 의약품 배송을 시작했다. 섬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처방전을 받고 섬의 약국을 찾았는데 필요한 의약품이 없으면 배로 보낼 때까지 며칠간 기다려야 했다”며 “드론을 이용하면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토시는 낙도의료연구소와 함께 대면 검사와 비대면 진료를 병행하는 이동식 의원 ‘모바일 카’도 운영 중이다. 먼저 간호사가 승합차를 개조한 차를 타고 섬을 돌며 진료가 필요한 주민을 만나고 초기 문진과 혈압 등 기본적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의사들이 검사 결과를 보고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화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고 처방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카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83세. 고토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노나카 후미야키 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거나 눈이 침침한 고령자도 간호사 도움을 받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법적 미비로 아직 의약품 드론 배송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남 여수시, 충남 서산시 등 지방자치단체 14곳과 함께 드론을 활용해 섬 등에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은 서비스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약사법에서 비대면으로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역시 현재 정부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드론#약 배송#이동형 병원#모바일 카#의료공백#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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