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는 지금 독서 열기로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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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주민 도서지원 사업
매년 구민 권장 도서 80권 선정
동네 서점 연계해 무료 책 제공
독서 교실-공모전 등 참여 활발

임택 광주 동구청장(가운데)과 시민들이 2024년 올해의 책 선포식을 열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임택 광주 동구청장(가운데)과 시민들이 2024년 올해의 책 선포식을 열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 장동에는 ‘책과 생활’이란 서점이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동명동 카페거리 인근에 위치한 83㎡ 규모의 이 서점은 평일 100여 명, 주말 200여 명이 찾는 독립서점이다. 신헌창 대표(51)는 “서점을 찾는 시민 일부는 주민 도서지원 사업을 통해 읽고 싶은 책을 받아 간다. 도서지원 사업을 통해 책 읽는 기쁨을 느끼는 시민도 많다”고 말했다. 인문동아리 ‘독독한 사람들’의 신해인 회장(34)는 “주민 도서지원 사업이 회원 21명의 책 읽기 활동을 이끌어 독서운동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는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주민 도서지원 사업을 실시해 주민 1만4000여 명에게 읽고 싶은 책 1권씩을 지원해 주고 있다. 광주 출신인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후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가 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동구가 ‘책 읽는 인문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구는 해마다 구민 권장도서 80권씩을 선정한 뒤 이들 권장도서 중에서 올해의 책 10권을 확정하고 있다. 4년 동안 권장도서 320권과 올해의 책 39권을 선정했다. 주민들은 동구청, 동구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권장도서, 올해의 책 목록을 보고 읽고 싶은 책 1권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책 1권은 ‘책과 생활’ 같은 동네 서점 10곳에서 무료로 받아 읽을 수 있다. 동네 서점 10곳 중 6곳은 인권, 환경, 철학, 구전문학, 미술비평, 시 낭송 등의 서적을 비중 있게 전시·판매하는 독립서점이다. 나머지 4곳은 향토서점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도서 선정단이 올해의 책과 권장도서를 추천하면 주민들이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선정한다. 이정이 광주 동구 인문도시정책과장은 “도서지원 사업은 주민들에게 책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제공하고 경영 위기에 놓인 동네서점을 살리는 상생 방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동네서점 10곳 중 8곳은 ‘책 마을 인문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과 생활’ ‘기역 책방’ ‘소년의 서’ 등 각 서점의 특색을 담은 북 토크, 낭독회, 인문 강연 등이 5년간 76회 진행됐다. 주민들은 또 서점에서 소설가, 시인을 만나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김미순 ‘동명책방 꽃이 피다’ 대표는 “성평등, 기후환경, 노동과 문학, 인문학 관련 책을 비중 있게 전시·판매하고 있다”며 “도서지원 사업은 주민들의 발길을 서점으로 이끌어 책을 읽는 계기를 만들고 서점 운영에 재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는 독서공모전, 찾아가는 독서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올해의 책과 구민 권장도서를 신청해 읽고 난 뒤 감상문을 제출하는 독서공모전의 경우 참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20년에는 28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950여 명이 참여했다. ‘찾아가는 독서교실’도 유치원은 물론이고 초중고교생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찾아가는 독서교실은 학교, 경로당, 작은 도서관 등에서 380여 차례 진행돼 주민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독서 동아리 40여 개가 매달 책을 읽고 독후감을 공유하는 인문공동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부터 동구는 인문도시정책과를 신설하고 6년간 주민들이 참여해 책과 연관된 콘텐츠를 매개로 생활 속 인문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인문 도시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인문사업 성과가 6년간 쌓여 인문도시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조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독서#주민 도서지원 사업#독서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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