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상철도 68km 全구간 지하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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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경원선 일대 6개 노선 39개역
서울~석수역, 망우~신내역 등 포함
선로 부지에 공원, 역사는 복합개발
사업비 25.6조… 연말 사업대상 발표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에 담긴 영등포역 일대 지상 철도 지하화 이후 모습 조감도. 서울시 제공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에 담긴 영등포역 일대 지상 철도 지하화 이후 모습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도심을 잇는 약 68km 지상철도 구간에 ‘제2의 연트럴파크(연남동+센트럴파크)’가 탄생한다. 서울 지상철도 전체 노선을 지하로 옮기고 선로가 있던 곳에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과 같은 대규모 녹지가 조성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선로 부지(122만 ㎡)는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역 건물 용지(171만5000㎡)에는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등 복합 개발에 나선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계획은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철도 지하화 사업에 선도 사업지로 제안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대상엔 도시철도가 아닌 국가철도만 포함한다. 현재 서울 시내 국가철도 지상 구간은 총 6개 노선, 약 71.6km 길이로 15개 자치구에 걸쳐 있다. 국토부는 각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선도 사업지를 제안받아 12월 말 대상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지하화로 지역 불균형, 주민 불편 해소

그동안 지상철도는 생활권 단절로 인해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서울역 부지는 선로와 함께 동서를 나누고 있는데 동쪽은 광화문·을지로 등 도심 업무지구와 이어지면서 고층 빌딩이 들어선 반면 서쪽은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편이다. 소음과 진동 등 공해로 인한 주민 생활 불편도 지상철도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정부는 지상철도 지하화를 이전부터 추진해 왔다. 지난해 2월 서울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도 철도 지하화 방안이 포함됐다. 도시기본계획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 사업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올해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번에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안할 노선별 지하화 추진 구간은 서빙고역을 중심으로 크게 경부선 일대(34.7km)와 경원선 일대(32.9km)로 나뉜다. 총 67.6km에 달하며 역사 39개를 포함한다. 경부선 일대로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가 해당된다. 경원선 일대로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 있다.

서울시는 철도 지하화를 통해 ‘제2의 연트럴 파크’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일명 ‘연트럴 파크’인 경의선숲길은 운행 중단된 용산선 철로를 지하로 옮기고 지상에 만든 대규모 녹지 문화 공간이다. 2015년 5월 조성된 이후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 “개발 수익성 면밀히 따져 봐야”

서울시는 해당 지하화 사업비로 총 25조6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계했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일대 15조 원, 경원선 일대 10조60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개발 이익이 31조 원이라 예산 투입 없이도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실제 사업이 시작되면 이자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고 불확실성이 커지기 마련”이라며 “지역적 특성에 따라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하로 철도를 옮기더라도 소음과 진동 문제를 덜기 위해 내진 설계 등 추가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건물 분양으로 이익을 내야 하다 보니 녹지 조성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상철도#지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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