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물가-고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운수업 고용 8000명 늘고 물가 하락
“재교육 강화 등 업종 전환 도와야”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취업자 수가 4만 명 넘게 감소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택배 등에서 늘어나는 취업자 증가 폭은 1만 명에 못 미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일 발표한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이후 1년간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만2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숙박·음식점업에서 2만3000명, 도소매업에서 1만9000명 줄었다. 분석 기간은 2011년 1분기(1∼3월)부터 올 2분기(4∼6월)까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특수 상황과 내수 경기의 영향은 통제했다.
반면 운수·창고업에서는 취업자 수가 8000명 늘었다. 그러나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의 고용 감소 폭보다는 증가 폭이 훨씬 적었다. 이들 3개를 제외한 다른 업종에서는 온라인 소비 증가가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면 오프라인 구매 활동과 외식 소비 등이 감소하기 때문에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일자리는 줄고 택배·물류 수요는 늘어나 운수·창고업 일자리는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전반적으로 온라인 소비 비중에 추세를 웃도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고용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면 물가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화장품, 가전, 음식료품 등 9개 상품의 2017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물가 수준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9개 상품의 물가 상승률은 0.0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17∼2024년 전체 소비자 물가 역시 1.1%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경제·사회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7년 온라인 쇼핑 상품 거래액은 전체 소매판매액의 14% 수준이었으나 올 2분기엔 27%로 비중이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김 총괄은 “온라인 소비 확대가 전체 고용에 상당 기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단기간 내에 종사자들의 업종 간 이동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재교육 강화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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