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임현택 회장이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 회장이 물러나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경우 정부와의 대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시도 의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안을 다음 달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 의협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대의원 40% 이상의 동의로 발의된 상태여서 가결 가능성이 작지 않다. 조현근 부산시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은 24일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신임안 등을 논의할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여기에 임 회장은 최근 온라인에서 자신을 비방한 지역의사회 이사를 고소한 뒤, 취하해 주는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 취임 후 5개월 만이 된다. 의협은 이후 비대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궐선거까지 2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당분간 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인사를 제외하고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의협 내부에선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의대 교수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대정부 투쟁이나 협상에서 의협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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