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막말과 1억 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취임 5개월 만에 탄핵 위기에 놓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협 회원들에게 30일 사과 서신을 보냈다. 의협 측이 임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안을 내달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하자 임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끊겠다며 용서를 빌었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사과 서신에서 “엄중한 상황에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며 “저는 때때로 우리 회원들과 전공의들 그리고 의대생들이 당하는 피해와 불이익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친 언행을 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저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임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을 향해 ‘미친 여자’라고 했던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자 “표현의 자유”라고 맞받았다. 이달 중순에는 ‘의대생 7500여 명이 내년에 동시에 수업을 듣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큰 문제 없이 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힌 대통령실 관계자를 겨냥해선 “정신분열증 환자의 ×소리”라고 했다. 또 최근 자신을 비방한 지역의사회 이사를 고소한 뒤 취하해 주는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임 회장은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의 원인”이라며 “우리끼리의 갈등과 분열을 누가 가장 반가워하겠는가. 의협회장 탄핵은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우리 스스로는 무력화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 잘못을 가벼이 여기고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회장 임기 동안 과오를 만회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며 “이번 불신임안 상정이라는 회초리를 맞으면서 현주소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는 전날 시도 의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안을 다음 달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 의협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은 가결된다. 이미 의협 대의원 103명은 24일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신임안 등을 처리할 임시 총회 소집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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