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막말과 의료 사태 대응 리더십 부족 논란 등으로 취임 6개월 만에 불신임(탄핵) 위기에 놓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 ‘대회원 서신’이라는 제목으로 “불신임안이 대의원회에 발의돼 회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사과 문자 메시지를 의협 회원들에게 발송하면서 SNS 계정 삭제 의사를 밝혔다.
임 회장은 “엄중한 상황에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면서 “이번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저의 부적절한 대처로 회원 여러분들이 크게 실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에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린다”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저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했다.
수 차례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어온 임 회장은 최근 의대 정원이 늘어도 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힌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의 X소리”라고 비난했다가 ‘정신 장애인 비하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 한 시도의사회 A 임원이 의사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 올린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 원을 슈킹했다’는 게시글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로 논란이 일었다. ‘슈킹’은 남의 돈을 가로챈다는 의미의 속어다. 임 회장은 A 임원을 고소했고, A 임원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를 취하하는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내부에선 임 회장이 잇단 부적절한 언행으로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간호법,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한 해결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의협이 개원의, 의대교수, 전공의와 의대생을 아우르는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 임에도 불구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협 A 회원은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은 협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의협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게 되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면서 “불신임안 가결과 별개로 향후 의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와의 관계 개선도 숙제”라고 말했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여부는 내달 10일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결정된다.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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