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48조407억 원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13년 만에 예산이 줄었던 올해(45조7405억 원)보다 2조3002억 원(5.0%)이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3년과 비교하면 8502억 원(1.8%) 증가했다.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돌봄, 주거 지원, 건강, 교육, 안전, 사회통합 등 ‘약자와의 동행’ 사업 예산은 총 14조6836억 원으로 올해 13조6772억 원 대비 1조64억 원 늘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도 늘렸다. 올해 7386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던 공공임대주택 공급에는 3705억 원 증액해 1조1091억 원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신혼부부 주택 4000채와 청년 주택 2504채가 공급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아이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에 2년간 월 30만 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올해 7월 전국 출생아 수가 작년 동월 대비 7.9% 가까이 증가하는 등 저출생 해결에 희망이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에 주거 지원을 통해 반등의 불씨를 살린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조국에 헌신한 애국열사와 유공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1047억 원의 보훈 예산도 편성됐다. 참전 명예수당을 월 1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보훈 예우수당을 월 1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각각 5만 원씩 증액한다. 국가유공자 본인이나 그 가족에 대한 생활 보조수당의 지급 연령은 65세 이상에서 전체 연령으로 확대한다. 또 국가유공자 사망조의금을 신설해 2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채무를 늘리지 않는 선에서 예산을 늘리는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필요한 분야들에 재정 투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11조4425억 원이었던 서울시 채무는 올해 말 11조4057억 원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11조3915억 원까지 줄일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꼭 필요한 일들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정책적 성과를 내면서도 후손들에게 부담을 최소화해서 재정 상태를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민선 8기 이후 채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이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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