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악산 단풍이 늦더위 때문에 관측 사상 가장 늦게 ‘절정’에 도달했다. 다음 주 초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여 단풍이 들지 않고 바로 낙엽이 지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설악산 단풍은 지난달 4일 물들기 시작해 지난달 29일 절정에 도달했다. 기상청은 면적 기준으로 산 정상으로부터 20%가량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80%가량 물들었을 때를 절정으로 본다. 설악산의 첫 단풍은 평년(1991∼2020년)보다 6일 늦었고, 절정은 12일 늦게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설악산에서 단풍 관측을 시작한 1985년 이후 가장 늦은 절정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한라산의 첫 단풍도 관측 사상 가장 늦은 지난달 29일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19일 늦었고 평년보다는 15일 늦었다. 현재 전국 주요 산 21곳 가운데 단풍이 절정을 보이는 곳은 설악산과 오대산, 덕유산, 소백산 정도다.
단풍이 늦어지는 것은 가을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단풍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야 물들기 시작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1, 2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가을비가 내린 뒤 4일에는 최저기온이 1도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선 단풍이 채 들지 못한 채 낙엽이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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