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 질환 보험상품에 단기간 집중 가입한 뒤 특정병원에서 허위진단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수십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뇌‧심혈관 질환의 경우 증명이 어려워 보험사를 속이기 쉽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보험사기 일당 46명을 검거, 이중 보험설계사 A 씨와 의사 B 씨, 브로커 C‧D 씨 등 4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3년여간 뇌‧심혈관 질환 보험에 가입한 지 1년 이내 특정병원에서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21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약 37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가짜 진단서로 최고 3억50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가운데는 가족들도 있었으며, 많게는 5억73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은 과거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보험설계사 A 씨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는 보험상담을 받으러 오거나 보험설계사들로부터 모집된 피보험자들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뇌,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아 다액의 보험금을 지급받도록 해주겠다”며 고액의 보험에 집중 가입시켰다. 이후 B 씨 등 8명의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리고 가 허위진단서를 발급받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편취했다.
A 씨는 범행에 앞서 평소 관리하던 병원 사무장과 의사들에게 진단코드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의 경우 최대 20건 이상의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의 범행에는 병원 직원들도 일부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A‧B 씨와 함께 구속된 브로커 2명은 A 씨로부터 배운 범행 수법을 모방해 직접 피보험자들을 모집하고, 보험료를 대납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피보험자들의 경우 가짜 진단서로 다액의 보험금을 받아 챙기기 위해 보험사 최소 5곳에서 21곳에 중복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억원 상당은 보험사로부터 미지급돼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다수의 피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브로커가 포함된 보험설계사 35명과 의사 8명 등이 공모해 범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호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보험사기 범행은 비필수 의료분야에 대한 과다한 보상으로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첩보 수집과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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