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 냈는데 연락두절이라니” 울산 필라테스 ‘먹튀’ 우려에 발동동

수강생들 “환불 1년 말도 안돼…단체행동 동참할 것”
경찰, 아직 관련 업체 고소건 확인 안돼

울산의 한 필라테스 체인점이 4일부터 문을 굳게 닫은 모습.

“120만원 1년 치 이용권 끊어놨는데, 연락두절이라뇨. 미칠 노릇입니다.”

전국 9개 지점, 울산에만 3개 지점을 두고 있는 필라테스 체인점 중 한 곳이 수강생들에게 별도의 연락 없이 ‘당분간 운영중지’를 알리며 잠적해 수강생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6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A 필라테스 공업탑점이 ‘내부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운영을 중지한다’는 문구와 함께 ‘문의는 타 지점으로 부탁드린다’는 종이만 붙인 채 문을 굳게 닫았다.

이용권 일명 ‘먹튀’가 아닐까 우려하는 수강생들은 오픈채팅방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피해금액 파악에 나섰다.

6개월 50회에 약 50여만원, 1년 무제한권(최대 200회) 120여만원으로 많게는 100만원을 넘는 거액의 이용권 금액을 환불받지 못한 위기에 처하자 많은 수강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현재 해당 오픈채팅방에는 20명에 달하는 수강생들이 결제금액과 남은 횟수를 남기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1800여만원에 달한다. 수강생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산 경찰에 확인한 결과, 현재 A 필라테스로 상대로 한 고소 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A 필라테스 수강생들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한 수강생은 “순차적으로 수강생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환불을 해달라고 했지만,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수강생들은 “센터에서 그렇게 (수강생들에게) 노쇼하지 말라더니, 센터에서 노쇼를 하면 어떻게 하냐”,“대표들이 상황을 자초해 놓고 수강생들이 왜 환불을 1년을 기다려야 하냐”,“매 수업 수강생이 가득 찼는데, 재정난은 말이 안 된다. 단체행동 동참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필라테스 학원 관련 문제로 소비자 상담이 접수된 건수가 2021년 4397건, 2022년 4953건, 2023년 5627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에만 2387건이 접수되며 필라테스 ‘먹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필라테스와 요가업의 경우 타 체육시설업과든 달리 반드시 지자체에 신고해야 할 의무 없이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는 점이 관리 사각지대로 지적되고 있다.

(울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