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프로펠러 밖에 보이지 않고, 선원들은 바다에 둥둥 떠있고… 10년 바닷일 하면서 이런 아수라장은 처음 봤습니다.”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탑승한 어선이 침몰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구조에 나선 선원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1분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135금성호(129t·승선원 27명)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금성호 승선원 국적은 한국인이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이다.
현재 승선원 27명 중 15명(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입항했다. 이들 중 한국인 2명은 사망했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나머지 선원들은 제주시내 모 숙박업소와 병원으로 옮겨졌다.
금성호 침몰 당시 바로 옆 어선에서 구조 작업을 벌인 A 씨(31)는 “물고기 하역을 마친 금성호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더니 20~30초 만에 전복됐다”며 “바다에 빠진 선원들이 (우리) 배 위로 올라오기 위해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고장 등 금성호에 이상이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A 씨와 같은 어선에 탑승해 구조 작업에 나선 박모 씨(30대)도 “금성호가 완전히 전복돼 프로펠러밖에 보이지 않았다. 프로펠러에 선원 10여명이 매달려 있었고, 심정지 선원 2명은 바다에 떠 있었다”며 “사다리를 연결한 구명뗏목 2개를 던져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씨는 “금성호 항해사 이태영 씨(41)가 동료 선원을 다수 구조했고, 가장 마지막에 배에 올랐다”고 했다. 현재 항해사 이 씨는 한림항에서 간단한 진찰을 받은 뒤 다시 동료들을 구조하기 위해 바다로 나간 상황이다.
해경은 실종된 선원 12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성호 선체는 현재 완전히 침몰했다.
해경은 금성호가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 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선체가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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