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0시 기준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 넘어…대법원 심리 지속
2심, SK 주식 분할 대상·비자금 300억 인정…전합 회부 가능성도
1조 3808억 원의 천문학적 재산분할이 걸려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을 대법원이 본격 심리에 착수한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 대해 8일 업무마감 시간까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은 이날 자정에 종료된다.
두 사람의 이혼 사건은 현재 심리 중인 1부가 결론지을 수 있지만, 대법관 13명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수도 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상고심 절차 특례법상 원심판결이 헌법에 반하거나 부당하게 법률을 해석했는지, 판례와 해석이 다른지, 판례 변경 필요성 등 6개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살핀다. 심리불속행 기간은 사건 접수 4개월 이내로 제한된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5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 1조 3808억 원, 위자료 20억 원 지급을 선고했다. 최 회장이 지급할 금액은 그의 재산 4조 115억여 원의 35% 규모다.
이혼 소송 2심에서 쟁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 성장에 기여했는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취득 당시 대한텔레콤)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 여부 등이었다.
노 관장 측은 2심 재판에서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선경 300억(원)’이라고 쓰인 메모를 제출하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성장 근거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증여·상속 받은 ‘특유 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300억 원 비자금과 SK그룹 자산 형성에 대해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뤄진 입증된 바 없는 판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혼인 기간 취득된 것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고 “노 전 대통령의 유·무형적 기여가 있었다”고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심 판결문에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적었다가 1000원으로 경정(바르게 고침)한 것과 항소심 선고의 상관관계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 회장 측이 이혼 소송과 별개로 제기한 것으로, 법조계에선 판결문 경정 사건이 이혼 소송 결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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