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운명의 날…“회장직 유지냐” vs “강제 퇴장이냐”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1월 10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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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의원회 오늘 불신임안 표결
전공의·의대생 대의원에 탄핵 요청
6개월만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의료계-종교지도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제공) 2024.10.22. 뉴시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의료계-종교지도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제공) 2024.10.22. 뉴시스
부적절한 언행과 의료 사태 대응 리더십 부족 등으로 취임 6개월 만에 불신임(탄핵) 기로에 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거취가 10일 결정된다.

의협 등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 안건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의협 대의원들 사이에선 “현 임 회장 체제에선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료 사태를 해결할 수 없어 회장 교체를 통해 사태 해결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탄핵 사유로는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잇따른 막말, 간호법·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한 대응 부족, 전공의와의 불협화음, 한 시도의사회 임원에 대한 부적절한 합의금 요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 회장은 대의원회 임총을 앞두고 최근 의협 회원들과 대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나 서신을 보내는가 하면 투표 권한이 있는 대의원들을 찾아가 사과하고 쇄신 의지를 밝혔지만,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진 미지수다. 최근 의료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 대의원들을 향해 임 회장의 탄핵을 잇따라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대의원분들께 임 회장 탄핵을 요청한다”며 대전협의 입장을 밝혔다. 또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알렸다. 박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89개 병원 전공의 대표가 뜻을 함께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8일 “임 회장을 신뢰할 수 없고, 향후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결론”이라면서 “임총에서 임 회장의 불신임안이 통과되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의협 대의원회에 전달했다. 전국 의대 40곳 중 임 회장의 모교인 충남대 의대를 뺀 39곳 의대생 대표가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일각에선 초선 대의원이 많아지면서 대의원회의 인적 구성이 젊어졌고 임총 당일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표결 당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일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될 경우 임 회장은 의협 역사상 최단기간 내 회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앞서 2014년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대의원들에게 탄핵됐다.

임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의협은 정관에 따라 보궐선거를 60일 이내 실시해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차기 회장은 임 회장의 남은 임기(2년 6개월)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

향후 의협의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 분위기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데다 비대위 구성 안건은 탄핵 안건과 달리 출석 대의원 과반 찬성이면 가결되기 때문이다. 비대위 구성 안건이 가결되면 의협은 지난 4월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비대위 해산 안건이 가결된 지 6개월여 만에 비대위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의협 A 대의원은 “의정 갈등 장기화 속에서 의협은 개원의, 의대교수, 전공의와 의대생을 아우르는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로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용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정책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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