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잡이가 이달 말 끝나, 막바지 조업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계속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에 나설까 걱정이예요….”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30여 년째 꽃게잡이를 하는 유성호(10t급·자망어선) 선주 박정재 씨(69)는 “해무가 짙게 낀 날 북한이 GPS 전파 교란을 감행하면 조업 차질은 물론 우리 어선이 자칫 북한 수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5월에 이어 북한이 GPS 전파 교란에 나서면서 8, 9일 이틀간 인천 해상을 운항하는 여객선과 어선이 운항과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10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운항관리센터와 연평도 어민들에 따르면 북한이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도발을 감행했다. GPS 전파 교란은 실제 GPS가 수신하는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주파수 대역에서 방해 전파를 송출해 GPS 신호 활용 서비스의 이용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옹진군 백령도∼인천 항로를 운항하는 코리아프린세스호는 9일 오전 9시2분경 GPS 전파장애가 발생했다. 신호는 1시간 45분 뒤 정상화됐다. 이 여객선은 앞서 8일 오전 9시 5분경부터 13분가량 GPS 전파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해 신고했다.
강화군 선수∼주문도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삼보 12호도 8일 오전 9시 40분∼10시, 9일 오전 9시 40분∼10시 25분에 GPS 전파 수신 장애를 겪었다. 이들 선사는 “지도에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인 ‘GPS 플로터’에 배의 위치가 실제와 다르게 엉뚱하게 표시됐다”고 해운 당국에 설명했다. 북한 GPS 전파 교란으로 인명피해나 출항 지연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시각 연평도 일대에서 조업하는 어민들도 GPS 전파 혼신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일대에서 통발 조업을 하는 이 모 씨(51)는 “올해 5월처럼 엄청난 피해는 보지 않았지만 8, 9일 이틀간 GPS 전파 혼신으로 위치정보 확인이 어려워 통발을 던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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