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1년여간 ‘사건 핑퐁’ 논란을 빚던 감사원 간부 뇌물 의혹 사건에 대해 최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에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보완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이 사건을 직접 보완 수사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형사5부에서 반부패수사1부로 재배당했다. 반부패수사1부는 전국 최대 규모의 특별수사 부서로, 이른바 ‘대장동 의혹’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으며 현재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등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검사를 보강하는 등 수사팀 인력도 재정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감사원 3급 간부인 김모 씨가 2020년 국토·해양감사국에서 근무할 당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감사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감사를 담당한 기업으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5억8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애초 수사를 담당한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검찰에 김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해달라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 고위공직자에 대해선 수사권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올 1월 추가 증거와 법리 검토 등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공수처로 돌려보냈다. 그러자 공수처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면서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공수처법에는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고 있지 않는 이를 수사한 경우 지체없이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사건을 송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반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검찰과 공수처는 서로 기싸움을 펼치며 의견을 좁히지 못했고, 핵심 피의자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이 사건은 1년여간 방치됐다. 결국 검찰이 이 사건을 직접 보완 수사하기로 공수처와 합의하면서 수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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