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고향인 광주로 발길
광주시, 금남로 전일빌딩 1층에
‘소년이 온다’ 북 카페 임시 개관
장흥군 천관문학관, 탐방객 증가… 2400명 찾아 작년의 4배로 늘어
9일 오후 3시경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1층 ‘소년이 온다’ 북 카페는 시민들로 붐볐다. 경기도에서 회사에 다닌다는 한지선 씨(31)는 “‘소년이 온다’를 읽고 어머니와 함께 한강 작가의 고향 광주로 2박 3일 문학여행을 왔다”며 “광주 곳곳을 둘러보고 전라도 말로 쓰인 ‘어린왕자’ 책도 샀다”고 말했다.
북 카페에서 한강 작가의 시가 담긴 책을 읽고 있던 김모 씨(58·여)는 “광주여성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북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구입도 할 수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태어나 효동초등학교를 다녔던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사건을 그려냈다. 전일빌딩245는 소설 ‘소년이 온다’의 역사적 배경인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던 장소이자 도청 진압 작전에 맞서 시민군이 저항하던 곳이다.
‘소년이 온다’ 북 카페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지난달 22일 임시 개관했다. 70㎡ 넓이 북 카페에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 ‘그대의 차가운 손’ 등 한강 작가가 쓴 작품 17권 등을 비치해 시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시민들에게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한 생각 등을 원고지에 적어볼 수 있도록 했다. 북 카페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 평일에는 100명, 토요일에는 300∼400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13일 ‘소년이 온다’ 북 카페를 정식 개관한다. 광주시는 전일빌딩245 1∼3층을 도서관으로 확장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한강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북구 중흥동에 북 카페를 개설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다양한 사업으로 책 읽는 인문도시 광주를 만들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기로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한강 작가가 바랐던 ‘책 사고, 읽는 도시’를 만들어 도시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시민들과 힘을 모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9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천관문학관에도 전국 문학 동호회 회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날 문학동호회 광주 시항량 회원 40여 명, 전북 정읍 문학단체 샘골 회원 40여 명, 전남 목포 모 고등학교 문학동아리 회원 38명 등 탐방객 300명이 천관문학관을 찾는 문학기행(文學紀行)을 왔다. 장흥에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살고 있고 집필실, 생가 등이 있다.
2008년 조성된 천관문학관은 5개 읍면에 걸쳐 지정된 장흥문학관광특구 핵심 시설이다. 천관문학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건축면적 2000m² 규모다. 천관문학관은 문학도시 장흥 출신 문학인 50∼60명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승원, 이청준, 송기숙, 이승우, 김녹촌, 김제현 등 7명의 장흥 출신 문인을 비중 있게 소개한다. 천관문학관은 2016년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뒤 작가 코너를 설치, 운영했다.
지난달 10일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천관문학관을 찾은 탐방객은 2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0명)에 비해 4.2배 수준으로 늘었다. 한승원 작가가 사는 율산마을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탐방객들은 작가들의 문학적 감수성의 토대가 된 득량만 바다와 천관산 등 천혜의 풍광을 바라보며 소설 속 장면을 떠올린다고 한다. 안희정 장흥군 문학지원팀장은 “한강 작가의 문학세계를 알고 싶어 문학기행을 오는 탐방객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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