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 역할·권한 ‘갑론을박’…“전공의·의대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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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1월 11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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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비대위원장 선거…의료계 “전공의, 의대생 의견 포용해야”
박단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 구분돼야”…전공의 참여 ‘관건’

11일 오전 의협회관 로비에 송출되는 임현택 전 회장의 홍보 영상. 2024.11.11/뉴스1
11일 오전 의협회관 로비에 송출되는 임현택 전 회장의 홍보 영상. 2024.11.11/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또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잦은 막말과 돌출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현택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의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면서다. 차기 집행부의 구성에 따라 전공의, 의대생의 참여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의협이 향후 의료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11일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 및 후보자 등록 공고’를 올렸다. 공고에 따르면 의협은 오는 12일 오후 3시까지 이틀간 의협 비대위원장 후보자 등록을 받고, 같은날 오후 8시 후보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는 오는 13일 오후 8시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는 모바일로만 이뤄지며 대의원만 참여가 가능하다.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다음 회장 선출 때까지다.

비대위원장 후보들이 차기 의협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새 비대위원장이 차기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한 지를 두고 격론이 오가고 있다. 차기 의협 회장에 눈독을 들이는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전임 회장의 탄핵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기 보다 ‘잿밥에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의협 대의원 A씨는 “새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여야의정 협의체(협의체) 참여 여부, 의대증원 등 현안 대응 등은 비대위원장이 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대위원장을 의협 회장 선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협 대의원 B씨도 “비대위를 만드는 것보다는 의협회장을 빨리 뽑는 것이 혼란을 줄이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며 “처음에는 아무런 사심없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지만 나중에 가면 회장직에 욕심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협의체는 야당과 의협, 전공의 등이 빠진 채 반쪽짜리 ‘여의정 협의체’로 이날 출범했다. 의료계에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MAC) 등 2개 단체가 참여 중이다. 협의체는 이날 첫 회의에서 올해 안에 주요 안건을 결론 낼 것이라고 선언한만큼 의협의 협의체 참여 여부를 비롯해 대정부 대화 채널 구축 등 주요 결정권을 비대위원장이 가질 수 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협의체 회의 후 브리핑에서 “속도감 있는 논의를 위해 전체회의와 소위원회를 각 1회씩 주 2회 개최하기로 협의했다”며 “올해 말까지 기한을 두고 하지만, 12월 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긴급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의원총회를 통해 ‘막말 논란’ ‘1억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4.11.10/뉴스1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긴급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의원총회를 통해 ‘막말 논란’ ‘1억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4.11.10/뉴스1
그러나 문제는 전공의, 의대생 등이 비대위의 대표성을 인정해줄 지 여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원장과 새 회장의 역할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의협 비대위원장이 협의체에 들어가거나,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현안에 대응하려고 할 경우 후배의사들과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도 전날(1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차기 회장으로 나올 분이 비대위원장 출마를 하겠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비대위원장은 두 달간 선거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며 “비대위원장 자리가 조기 의협 선거로 치부되는 것은 전공의 입장에서도 소통에 혼선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돼 여러가지로 우려가 된다”고 적었다.

차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들의 연대 여부도 관건이다. 현재 의협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강경파로 알려진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과 중도·온건파로 알려진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대변인,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등이 거론된다.

앞서 대전협은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에 앞서 △의대 증원 2000명 계획과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철회 △의사 수계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명령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정부에 7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 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두고 의협 대의원 C씨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은 전공의,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는 대표가 선출되어야 한다”며 “이번 (의협 회장) 탄핵의 핵심은 ‘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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