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대입제도 변화 영향
학원 설명회에 작년의 2배 인파
불확실성 커져 입시경쟁 부채질
“하루에도 전화가 10통가량 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이니 ‘이제 내 차례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최근 경기 광주시의 한 기숙학원에는 ‘기숙형 윈터스쿨(겨울방학 특강)’에 등록하겠다는 학부모와 수험생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유명 대형학원은 이미 마감됐고 우리도 4주에 300만 원을 받는 프로그램 정원 80명 중 3분의 2가량이 찼다”고 밝혔다.
최근 입시학원에는 내년 고3이 되는 수험생은 물론 고1, 2에 올라가는 학생까지 기숙형 윈터스쿨 프로그램에 몰리고 있다. 2026학년도의 경우 의대 증원 여부가 불확실하고, 2028학년도의 경우 수능이 대폭 개편되는 상황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1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유명 대형학원 윈터스쿨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달 중순 모집이 끝났고 지금은 대기 모집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학부모와 수험생은 아직 윈터스쿨 프로그램을 모집하는 중소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윈터스쿨 프로그램은 4주 기준으로 300만∼400만 원을 받는다. 최근 봄방학을 없애는 학교가 늘면서 7, 8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원도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예비 고3 학부모는 “딸이 올겨울 수도권 기숙형 윈터스쿨에서 공부하겠다고 했는데 선착순 등록이 3분 만에 마감됐다”며 “미안한 마음에 서울에 올라와 직접 여러 학원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대 전문’ 기숙형 윈터스쿨들은 문을 열자마자 마감됐다고 한다.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것이다.
예비 고1, 2를 대상으로 하는 겨울특강에도 문의와 신청이 예전보다 부쩍 늘었다고 한다. 예비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은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되는 ‘통합형 수능’으로 바뀌고 내신도 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된다. 새 대입제도의 첫 세대가 되는 예비 고1은 물론이고 재수할 경우 전혀 다른 수능을 봐야 하는 예비 고2도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을 찾는 것이다.
입시설명회에도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 한 입시학원의 입시 설명회에는 지난해의 2배 가까운 인원이 몰렸다. 서울 강북·강남권에서 두 차례 진행했는데 1100여 명이 참석한 것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생각보다 호응이 높아 수능 후 다시 학년별 설명회를 진행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도 “통합형 수능의 경우 예시 문항 몇 개 외에는 공개된 정보가 없고, 내신 5등급제도 처음이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 모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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