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 대부분이 휴학한 가운데 본과 4학년이 내년 1월 치르는 의사 국가시험 필기 시험에 304명만 접수했다. 이로서 매년 3000명 가량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내년에는 10분의 1 수준만 배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접수를 마감한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에 304명이 신청했다. 올해 1월 제88회 필기시험에 3270명이 접수해 3212명이 응시한 것과 비교하면 지원자가 약 9%로 줄어든 셈이다.
의사 국가시험은 매년 9, 10월 실기시험을 보고 이듬해 1월 필기시험을 치르는데 올 9월 제89회 실기시험에는 364명이 접수했고 이 가운데 347명이 응시했다. 응시자 중 전년도 불합격자 등을 제외한 올해 의대 본과 4학년생은 159명에 불과했다.
의사 국가시험은 임상실습 기간(2년간 총 52주, 주당 36시간)을 채운 의대 졸업생이나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가 응시할 수 있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본과 4학년생이 대부분 휴학해 실습 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서 응시 자격을 얻지 못한 것이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은 “의사 배출 절벽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2, 3년 뒤 레지던트를 해야 할 인원이 대부분 배출되지 않아 의료 현장에도 타격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본과 4학년의 휴학과 복귀 규모가 드러날 이달 말 이후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과 4학년생들이 최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해 의사 국가시험을 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도 올해 5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는 12일 오후 5시 마감된 내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566명이 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2782명의 20.3%에 불과한 수치다. 불합격자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500명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진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야당과 의료계 일부 단체를 제외한 상태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했다”며 “의료 교육 시스템이 멈췄다. 후폭풍을 우선 점검하고 해결 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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