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가운데 고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들과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학부모, 교사, 후배 등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14일 오전 6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 외동아들을 고사장으로 들여보낸 신 모 씨(56)는 아들 응원을 위해 휴가를 사용했다며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을 배웅한 아버지 노 모 씨(53)는 고사장으로 걸어 들어간 아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아들이 이번이 두 번째 수능인데, 침착함을 강조했다. 가지고 있는 실력만 다 발휘하는 것도 성공이라고 이야기 해줬다”고 했다.
서울 휘문고등학교 앞에서 아들을 배웅한 50대 학부모 조 모 씨는 “아들이 1등일 것 같아”라며 쾌활하게 웃었지만 아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울컥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들이 이번이 재수인데, 잘 봤으면 좋겠다”고 두 손을 모았다.
이날 오전 5시 50분경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윤 모 군(18)은 “아침인데 일찍 깨서 일찍 왔다”며 “이왕 보는 거니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고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재수생 이 모 씨는 “여유있게 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맘 편히 수능을 보려고 서둘렀다”며 “작년에 원하던 목표를 달성 못해서 다시 도전한다”고 전했다.
용산고 고사장 앞에는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전 5시 30분부터 배문고 2학년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이 나왔다. 이들은 “선배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노력한 것들을 다 이번 수능에서 보여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오전 7시를 넘어서자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시계를 두고 온 수험생들을 향해 “시험 준비물 사세요”라며 시계를 파는 상인들도 등장했다.
광남고 고사장 앞에선 한 여학생이 훌쩍이자 어머니가 “괜찮아, 왜 울어”라고 달래는 모습도 있었다. 딸이 울면서 교문을 들어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어머니 박 모 씨(49)는 “아까 딸이 울었는데 고생했으니까 침착하게 멘탈 잘 잡고 했으면 좋겠다. 갑자기 뒷모습이 어리게 느껴져서 학교 앞에서 우니까 찡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머니 전 모 씨(42는 딸을 배웅하며 “100만원이 기다리고 있어!”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는 “6개월간 딸을 위해 300만원 적금을 들었다. 시험 보고 100만원, 붙으면 200만원을 줄 것”이라며 “이런 말을 하면 긴장도 풀리고 웃으면서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한편 이날 낮 최고기온은 16∼21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수능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며, 중부 지방에는 낮부터 0.1mm 미만의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 6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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