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7시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인천 제25지구 제6시험장인 동산고등학교 앞엔 수험생을 응원하는 교사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다.
한파 없이 따뜻한 날씨였지만, 혹시 모를 걱정 때문인지 수험생들은 옷을 여러 겹 껴입은 모습이었다.
‘인항의 자존심 OOO 파이팅’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던 정요셉 씨(20)는 “지난해 수능을 봤는데, 그 때 응원하러 와 준 학원 동생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떨지 말고 시험을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고교 3학년 담임을 맡았다는 신은선 인하사대부고 교사(31)는 “50명 정도가 이곳(동산고)에 배정됐다”며 “아이들은 반 정도가 긴장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긴장은 내가 하는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같은 시각 인천 제25지구 제12시험장 선인고와 제48시험장 인화여고 앞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김헌규 군(18)는 “경영학과나 어문 계열에 입학하고 싶다”며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와 별로 긴장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 정종철 씨(54)는 아들이 수험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그는 “첫 아이 수능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며 “도시락은 전복죽을 싸 줬는데, 긴장하지 않고 잘 해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교사들의 열띤 응원전이 돋보였다. 선인고 앞에선 인하사대부고 교사들이, 인화여고 앞에선 학익여고와 다른 여고 교사들이 수험생들에게 사탕 등을 나눠주고 포옹하며 응원했다.
학익여고에서 나온 동갑내기 교사 황다혜 씨(32·여)와 이동욱 씨(32)는 “아이들이 긴장하지 않고 실력 발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7시쯤부터 나와 학생들을 하나하나 안아주던 권정숙(50·여) 교사는 “매년 응원에 나오지만, 아이들 모습을 보니 짠하다. 이날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될 것이란 말을 전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입실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가까워져 오면서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일부는 뛰어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수험장에 도착한 김리원 양(18)은 “갑자기 어머니가 일이 생겨 (시험장에) 데려다주지 못한다고 하길래 친구에게 부탁해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수험생에게 이를 급히 가져다주는 형도 있었다. 박성원 씨(22)는 “동생이 신분증을 두고 왔다고 해 급하게 집에서 가져왔다. 오늘 안에만 가져다주면 된다고 해 다행스럽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8시 13분쯤 시험장에 도착한 한 수험생은 어머니의 차를 타고 급히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학교 근처를 지키고 있던 경찰관이 “어서, 어서”라며 다급히 챙기기도 했다. 오전 8시 17분쯤엔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수험장에 급히 들어갔다.
인천지역 수능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일반 수험생 기준) 58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지난해보다 1463명 늘어난 2만 8149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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