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곳곳에선 접속장애, 부정행위 퇴실, 병원 이송 등 각종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수험생 본인 확인에 차질이 우려되자 교육부는 “수험생이 신분증 없이 온 경우 수험표 정보만 확인하고 입실 조치하는 대신 추가 정보 확인을 철저히 하도록 했다”고 밝혔고 이후 별다른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한 학생이 서랍에 사회탐구 노트를 넣어둔 것이 발각돼 2교시 시작 전 퇴실 당했다. 전북 전주의 한 시험장에서는 1교시 시험 종료음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한 학생이 퇴실 조치됐다. 부산에선 시험 종료 이후 답안지에 마킹하다가 적발된 학생과 시험장 내에서 전자담배를 소지한 학생이 각각 부정 행위로 퇴실당했다.
시험 도중 병원 이송된 학생들도 있었다. 전북 전주시 한 시험장에선 수험생이 과호흡 증상을 보이다 1교시 시험이 끝난 뒤 자진 퇴실했다. 전북 무주군에선 한 수험생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 옮겨졌다. 인천에선 수험생 2명이 과호흡 증상을 보여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1명은 119 구급대원의 치료를 받은 뒤 나아져 그대로 시험을 치렀다. 제주에서는 오전 8시 38분경 시험장인 중앙여고의 화장실 물탱크가 고장나 소방이 30 t 급수차를 긴급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소음을 최대한 줄이며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들도 있었다. 충남에선 다리에 깁스를 한 학생을 경찰이 발견해 경찰차로 고사장 입구까지 데려다줬다. 제주에선 한 수험생이 47km 떨어진 서귀포여고로 가려 택시를 잡았으나 “연료가 부족해 갈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난처하던 중 경찰이 대신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시험장 입실을 앞두고 시계를 잃어버린 수험생에게 한 경찰이 자신의 시계를 줬다. 그 시계는 충남경찰청장 표창 당시 받았던 기념시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서는 전주사대부고에서 시험을 치러야 할 수험생이 수험표의 학교 이름을 잘못 읽고 전북사대부고에 들어가려는 찰나 주변에 있던 경찰의 도움으로 원래 수험장으로 빨리 이동할 수 있었다.
역경을 이기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수능을 이틀 앞두고 혈액암 진단을 받은 가은 양(가명·19)은 이 병원 입원실에서 수능을 치렀다. 재수생인 가은 양은 감염 위험 탓에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였는데, 병원 측이 교육청 등에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능 바로 전날 교통사고를 당한 전북 군산의 한 고교 수험생은 일반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군산교육지원청의 도움으로 보건실에서 혼자 따로 시험을 봤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환자복을 입고 발에 깁스를 한 수험생이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데 그래도 남자라면 한번 와 봐야죠”라며 시험장으로 들어가 주목을 받았으나 20분 뒤 시험 포기각서를 쓰고 다시 시험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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