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교육계에는 변별력의 핵심인 수학 영역이 특히 쉽게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종로학원은 고교 재학생과 대학생 등에게 수학 영역 공통과목과 미적분 문제를 풀게 한 결과 100점 만점인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5.7점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국어와 영어 영역도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구간대에 동점자가 많아 국어와 수학을 다 맞아도 상위권 의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최상위권은 한두 문제로 당락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아 입시업계는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불수능 논란 작년보다 국어-수학 쉬워”… 사탐-과탐서 갈릴듯
[2025학년도 수능] 국어-수학-영어 영역별 평가 “국-수 9월 모평 수준 편안한 시험”… “영어 1등급 5∼10% 대로 높아질듯” 과탐 일부 “공부해서 맞힐 수준 아냐”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시업계에선 “상위권 의대를 노리는 최상위권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국어, 올 9월 모의평가 수준 “쉬웠다”
국어 영역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보다 한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BS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에 가깝게 출제됐다”며 “(결과도)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지난해 수능 때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120점대는 ‘물수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다만 의대에 지원하는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 과목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험생은 대부분 문항 수가 적은 선택과목(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문제를 먼저 풀고 공통과목을 풀기 때문에 일부는 초반에 난해한 문제가 나와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는 지문 4개 중 3개, 문학은 작품 7개 중 3개가 EBS 교재에서 출제됐다.
● 수학, “공통과목 쉽고 미적분은 어려워”
수학 영역 역시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표준점수 최고점 148점)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공통과목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눈 씻고 봐도 지난해 수능 22번 같은 (어려운) 문항은 없었다”며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2022학년도 이후 모든 수능과 모평 중 가장 낮았던) 9월 모의평가 같은 느낌의 편안한 시험이었다”고 했다.
문과생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 역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은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 영역에서 보통 공통과목이 어렵고 선택과목은 평이하게 출제되는데 올해는 반대”라며 “어떤 선택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커진 것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영어 쉬웠지만, 사탐 과탐은 어려워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능에선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이 4.71%에 불과했다. 또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선 1등급 비율이 1.47%로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래 가장 낮았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수능의 경우 “EBS에서 연계된 익숙한 소재가 출제되고 어휘도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1등급 비율이 10.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이 5%대로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어느 쪽이든 의약학 계열에 지원한 수험생에게는 변별력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수험생 사이에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았는데 한 수험생은 “과학탐구 일부 문제는 공부해서 정답을 맞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과학탐구를 선택한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지원자에 대한 과학탐구 응시 의무 규정을 없애며 이과생이 비교적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에 응시하는 이른바 ‘사탐런’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번 수능에서 과학탐구가 어렵게 나온 만큼 앞으로 ‘사탐런’이 더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탐구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며 변별력 문제를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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