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에서 같은 단어가 45회나 반복되는 지문이 등장했다.
14일 치러진 수능 국어영역 공통과목 독서 파트 10~13번 문항에는 ‘영상 생성을 위한 인공지능 확산 모델’을 소재로 다루는 지문이 출제됐다. 이 지문에서 ‘노이즈’라는 단어가 45회 언급됐다.
지문 중 한 문장은 “노이즈 예측기를 학습시킬 때는 노이즈 생성기에서 만들어 넣어 준 노이즈가 정답에 해당하며 이 노이즈와 예측된 노이즈 사이의 차이가 작아지도록 학습시킨다”며 ‘노이즈’가 5번이나 등장하기도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선 지문 자체가 복잡하진 않았으나, 어휘의 반복으로 자칫 독해의 호흡이 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복잡한 구조 대신 무수한 어휘 반복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입시 전문가들도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다 헷갈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분석위원들은 “노이즈 확산 모델을 활용해 이미지를 복원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글에서 ‘노이즈’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되고 비슷한 용어가 다수 사용돼 용어 개념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내용 확인 문제라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시간을 충분히 들여 판단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노이즈’라는 단어 반복이 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곡 ‘아파트’를 연상시켰다는 말도 나왔다. 로제의 해당 노래는 ‘아파트’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돼 ‘수능금지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EBS와 입시 전문가들이 국어영역에서 지목한 또 다른 변별력 문제는 7번이다. 해당 문제에는 박은식과 신문화 운동의 지식인들을 설명하는 지문이 출제됐다. 문제지 한 페이지 대부분을 지문이 차지해 정보량이 많았을 거라는 평가다.
수학영역에서는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택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단답형 29, 30번에서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수능보다 조금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미적분 30번은 합성함수의 미분과 그래프의 개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고자 했다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출제 본부가 밝혔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미적분 개념과 공통과목 수학Ⅰ 내용을 함께 활용해야 풀 수 있다면서 “어렵고 변별력 있는 문항이기 때문에 풀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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