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입주 33년 차 중계 주공5단지(2326채) 전용면적 58㎡는 올해 9월 7억 원에 거래됐다. 7월보다 1000만∼2000만 원 하락했다. 은평구 입주 6년 차 래미안 베라힐즈(1305채) 전용 84㎡도 지난달 직전 거래(12억1000만 원·8월) 대비 6000만 원 내린 11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대출 규제로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고 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1.19%) 이후 9개월 만으로 올 들어 처음이다. 실거래가지수는 호가나 시세 등을 반영한 표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만 반영한 수치다. 2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규제의 영향은 강남권에 비해 서북권이나 동북권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5개권역 중 낙폭이 가장 큰 곳은 은평·서대문구·마포구 등의 서북권(―0.90%)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도 0.42% 내렸다. 반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의 지수는 0.86%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중구·종로·용산구 등 도심권과 강서·양천·영등포구 등 서남권은 각각 0.1%, 0.3% 올랐다.
매수세가 위축되며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 있다. 이날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온라인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9337건이다. 2단계 DSR 시행 전날인 8월 31일(7만1226건) 대비 25.4%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181건, 8월 6474건을 나타낸 뒤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3089건으로 반토막 났다. 이날 기준 10월 거래량은 3254건이다.
전문가들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상승거래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대출 규제로 인한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급격한 하락보다는 소폭 조정을 받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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