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 10명 중 4명은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들이 의대 등에 중복 합격하면서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늘면서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실질 경쟁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종로학원이 지난해 2024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수시모집 추가합격 규모를 분석한 결과 최종 합격자 9222명 가운데 3616명(39.2%)이 추가 합격자였다. 최초 합격자의 39.2%인 3616명이 등록을 포기하고 그 빈자리를 추가 합격자가 메웠다는 뜻이다.
수시 모집에서는 수험생이 최대 6개 학교까지 원서를 낼 수 있다. 여러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면 선호하는 대학, 학과에 등록하고 빈자리는 예비 합격자 순서에 따라 추가 충원된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의대 또는 서울대 등에 합격한 학생이 등록을 포기하면서 연쇄 이동이 발생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의대 증원으로 추가합격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3개 대학의 최초합격자 대비 추가합격자 비율은 인문계열은 60.1%, 자연계열은 68.1%로 나타났다. 의대가 있는 자연계열에서 등록 포기자가 더 많이 발생해 추가합격자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추가 합격자를 고려하면 수시모집의 실질 경쟁률이 낮아진다. 3개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의 수시 경쟁률은 평균 9.4대 1을 기록했지만, 추가 합격자까지 더한 실제 합격자 수를 따지면 실질 경쟁률이 5.91대 1로 낮아진다. 자연계열은 11.8대 1에서 7.0대 1로 낮아져 하락 폭이 더 크다.
이같은 추이는 ‘SKY대’ 뿐만 아니라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6개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6개 대학 수시모집의 추가합격자 수는 최초합격자보다 인문계는 1.7배, 자연계는 1.9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합격으로 많이 빠져나가면 그 빈자리로 연쇄 이동이 많이 발생하면서 추가합격자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며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이 사실은 몇 대 1로 낮아지는 대학, 학과가 상당히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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