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교 올 수능 N수생 5.9% 증가
의대증원에 대입 2번이상 도전 늘어
휘문고, 재학생 대비 N수생 160%
“3수, 4수 고착화땐 국가 자원 낭비”
의대 진학 실적 상위 고교 10곳의 올해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현재 고3 수험생의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등으로 N수생이 늘면서 재학생보다 많은 졸업생이 입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의대 합격 실적 상위 10개 고교 출신으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 원서를 제출한 졸업생은 3908명에 달했다. 이들 고교의 고3 재학생(3170명)보다도 23.3% 많다.
특히 서울에서 의대 입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휘문고의 경우 올해 고3 재학생 대비 N수생 비율이 160.4%에 달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재학생의 160%에 달하는 학생이 N수를 하고 있다는 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3수 또는 4수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들 고교 10곳의 N수생은 지난해 대비 5.9% 늘었는데 이는 전체 N수생 증가율(1.3%)을 앞지르는 것이다. 휘문고의 경우 N수생이 전년 대비 8.3%나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의대 증원이 N수생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불수능’으로 입시를 망친 수험생이 재도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N수생은 16만1784명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N수 공화국’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정의 경제력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국가적으로는 막대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령인구 절벽으로 고교생이 줄어드는 와중에 입시 경쟁이 완화되지 않고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상당 부분 N수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N수가 보편화되면 수험생들이 대학 진학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고, 대학에서도 반수 등으로 중도 이탈하는 재학생이 많아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N수를 뒷받침해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 의대 진학 등을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면서 사회적 계급도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의대 39곳의 신입생 3163명 중 54.4%인 1722명이 N수생인데, 충북대의 경우 입학생 중 79.6%가 N수생인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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