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첫 영하권 추위가 들이닥치면서 출근길 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시민들은 겨울옷을 급하게 꺼내입고 마스크와 목도리로 중무장했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4~7도로 평년보다 낮다. 내륙 곳곳에 내려졌던 한파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반짝 추위’는 오늘까지 이어지겠다.
출근길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는 두꺼운 패딩을 껴입고 몸을 움츠린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오전 8시 시준 서울 기온은 2도, 체감온도는 0도였다.
도봉구에 거주하는 김혜나(35)씨는 목도리를 두르고 귀마개까지 착용했다. 김씨는 “오늘부터 영하로 떨어진다고 해서 급하게 패딩을 꺼냈다. 오늘은 숏패딩을 입었는데 더 추워지면 롱패딩을 입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동상에 걸릴 것 같아서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 급한 대로 역에서 나갈 떄 목도리라도 얼굴에 둘러매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역 근처로 출근 중이던 신윤희(27)씨도 검은 롱패딩에 넥워머를 코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신씨는 “어젯밤에 넥워머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같이 일하는 친구가 하고 있는데 따뜻해 보이더라”며 “토요일까지만 해도 따뜻했는데 갑자기 추워지니까 옷 맞춰 입기가 힘든 것 같다. 퇴근할 때는 핫팩도 사려 한다”고 했다.
서울역에서도 대부분 시민들이 마스크를 끼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직장인 이준호(33)씨는 “며칠 새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서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되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갑자기 다들 옷을 두껍게 입으니 지하철이 비좁게 느껴져서 답답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어제 패딩을 꺼내고 장갑과 목도리를 사려고 쇼핑몰을 살펴보고 있다”며 “추위를 별로 안 타는데도 아침에 추워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이날 숏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끼고 출근했다. 김씨는 “어제 출근길이 생각보다 너무 춥더라. 이러다 감기 걸릴 것 같아 퇴근하고 집에 가서 압축팩에 넣어뒀던 패딩을 꺼냈다”며 “침대 밑에 보관해 둔 기모 바지와 두꺼운 니트들도 다 꺼냈고. 마스크도 오랜만에 꼈다”고 말했다.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도 코트에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착용했다. 김씨는 “출퇴근에 지하철로 2시간씩 걸리는데 어제 얇은 재킷만 하나 입고 나왔다가 2시간 내내 덜덜 떨었다”며 “날씨가 서서히 추워져야 하는데 덥다가 확 추워져버려서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다. 오늘 집에 가서 핫팩을 대량으로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황은지(27)씨는 “원래 얇은 경량패딩을 입었었는데 그제부터 갑자기 확 추워져서 두꺼운 패딩을 꺼내 입었는데 딱 좋다”며 “핫팩은 잘 사용 안 하는데 살까 고민할 정도로 춥다”고 밝혔다.
안모(41)씨는 “어제 저녁에 장롱에서 두꺼운 옷들을 꺼냈다”며 “아들에게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 혹시 (옮았을까 봐) 마스크도 썼다”고 했다.
편의점에서는 전날부터 방한용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특히 마스크가 동나기 시작해 이날 아침 매대에는 마스크가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조정흠(33)씨는 “장갑을 안 꼈는데 편의점에서 장갑이라도 하나 살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다시 날씨가 따뜻해질 것이란 기대 어린 목소리도 나왔다. 박모(33)씨는 “체감상 영하 10도는 된 느낌”이라면서도 “이러다 다시 갑자기 따뜻해지지는 않을지 기대도 된다. 워낙 요즘 날씨가 이상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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