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쌍둥이를 임신한 40대 산모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하다 결국 소방 헬기를 타고 약 130㎞ 떨어진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34분경 천안에 거주하던 산모 A 씨(41)가 119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쌍둥이 임신 33주 차인데 하혈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평소 A 씨가 진료받던 천안 한 병원으로 향했지만, 출혈이 심해 해당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은 충남 인근 병원을 모두 수소문했지만,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이후 서울·경기·강원 지역의 산부인과 보유 대형병원에도 수용 여부를 문의했으나,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전북대병원에 문의한 결과, 빠르게 이송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방은 A 씨를 헬기에 태워 약 130㎞ 떨어진 전북대병원으로 향했다. 신고 접수 3시간여 만이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A 씨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수술 과정에서 임신 당뇨와 태반유착이 관찰됐다. 산후 출혈도 발생했다.
의료진의 노력으로 현재 A 씨와 쌍둥이 형제 모두 건강한 상태다. A 씨는 “아이들과 나를 모두 살려줘서 매우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전북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주 교수는 “좀 힘든 수술이긴 했지만, 현재 아이와 산모 모두 수술경과가 매우 좋다”며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