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업무상 배임 혐의” 6번째 기소
檢출석 안한 李 조사없이 재판에
“함께 유용” 아내 김혜경은 기소유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 정부 들어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은 6번째로, 이 대표가 받는 재판은 5개로 늘어났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19일 1억653만 원 상당의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먼저 경기도가 구입한 관용차량 제네시스 G80을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는 내내 부인 김혜경 씨의 병원 일정 등에 관용차량을 운행시키면서 최소 6016만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봤다. 경기도의 이른바 ‘사모님팀’과 의전팀이 법인카드로 구입해 이 대표에게 전달한 음식은 889만 원, 과일은 2791만 원, 샌드위치는 685만 원어치로 파악됐다. 이들 비용은 모두 공적인 용도인 것처럼 지출결의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올 7월 이 대표와 출석 일자를 조율했지만 이 대표 측은 전당대회 등을 이유로 조사를 미뤘다. 이 대표 측이 2, 3차례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고 서면 질의에도 답하지 않자 검찰은 조사 없이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에 대해선 재산 범죄로 부부를 함께 기소하는 사례가 드문 점, 김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음식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나”라며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검찰이 대장동, 공직선거법, 위증교사에 이어 또다시 핑계를 만들어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오늘 검찰 기소는 기소를 위한 기소”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건희 특검 거부는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檢 “이재명부부, 관용차를 자가용처럼 사용”… 李 조사없이 기소 논란
[이재명 추가 기소] 법카 등 1억 유용의혹 추가 기소 檢 “과일 2791만원, 초밥 등 889만원… 경기도 예산으로 자택 등에 배달” 김혜경 1심판결 근거로 기소 결정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19일 불구속 기소하면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가 마무리됐다. 2022년 2월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조명현 씨의 첫 폭로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8월 전당대회 후 출석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출석 일정 조율에 응하지 않고, 서면질의에도 답이 없자 더 이상 수사를 지체할 수 없다고 보고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서면조사나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檢 “관용차에 李 아파트 주차스티커”
검찰은 이 대표 부부가 경기도 관용차량을 자가용처럼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가 도지사에 취임한 직후 경기도는 의전용으로 제네시스 G80 차량을 6540만 원에 구입했다. 관용차는 사용 후 청사로 반납하는 게 원칙이지만, 경기도가 이 대표 자택 인근을 차고지로 지정해 반납 의무가 없도록 조치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특히 비서실이 계속해서 배차를 신청해 다른 부서가 관용차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사모님팀’으로 불린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들 역시 개인 모임이나 병원 방문 등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 용도로 차량을 사용하고, 공적으로 운행된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량엔 이 대표 부부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스티커도 부착돼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대표 부부가 매달 138만 원의 차량 임차료와 세차비, 주유비 등 최소 6016만 원의 이익을 취득했다고 봤다.
● 檢, 金 판결 등 근거로 조사 없이 李 기소
법조계에선 김 씨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게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 없이 기소한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사모님팀’이 조직적으로 법인카드 유용에 가담한 구조를 인정한 만큼, 이 대표도 조사하지 않고 기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가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 배우자에게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대접한 혐의만 올 2월 먼저 기소한 바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15일 1심 판결문에서 김 씨의 수행비서이자 ‘사모님팀장’이던 배모 씨에 대해 “이 대표 자택에 본인 또는 ‘사모님팀’ 등을 통해 포장음식, 샌드위치, 과일 등을 배달하고 김 씨의 병원 방문, 이 대표 아들의 병원 수속 업무를 도와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 과일 등의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해 해당 판매점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적었다. 재판부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한 것이다.
실제 검찰 조사 결과 이 대표 부부는 경기도 예산으로 초밥과 소고기, 복요리 등 음식비로만 889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 대표 부부와 같이 기소된 배 씨의 배임액 중 식사비로 지출된 4343만 원도 상당 부분 이 대표 부부를 위해 사용됐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다만 예산 자료와 관련자 진술, 텔레그램 등 증거를 통해 입증 가능한 금액만 적용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관사와 자택으로 배달된 과일 금액은 2791만 원으로, 이 대표 집안 제사에 사용한 과일도 법인카드로 구매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과일 구매 비용은 ‘격려 및 간담회용’,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격려용’ 등 허위로 지출결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거의 매일 아침 이 대표 자택 또는 관사로 배달된 샌드위치 구매 비용도 ‘직원 초과근무용’, ‘격려 및 간담회용’ 명목으로 경기도 예산을 쓴 것으로 봤다.
다만 검찰은 부부를 함께 재산범죄로 기소하는 사례가 드물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점 등을 고려해 김 씨에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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