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한국이 이민자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이주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이민한 사람은 65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OECD 이민자 집계에는 시민권·영주권을 얻어 완전히 정착하는 것뿐 아니라 난민·유학생·단기 취업자까지 포함된다. 한국은 90일을 초과해 체류하는 등록 외국인 숫자를 매년 OECD에 보낸다.
지난해 이민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지난해 74만6900명의 이민자를 받아 2022년(48만 8400명)보다 52.9% 늘었다.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2022년 5만7800명이었던 한국행 이민자는 지난해 8만7100명으로 50.9% 뛰었다.
특히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계절 근로자’의 유입이 한국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은 계절 근로자가 전년보다 6% 늘었으나, 한국은 무려 212% 급증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일할 계절 근로자를 유입하기 위해 각종 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 사업장마다 고용 가능한 외국인을 기존 9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1개월 이상 일해야 고용 가능했던 요건도 1주일로 완화했다.
한류 열풍도 이민자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우리나라에 머무는 유학생·연수생이 증가한 이유를 한국 국가 이미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2013년 약 8만6000명에서 지난해 약 18만2000명으로 10년 사이 2배 넘게 많아졌다.
장-크리스토프 뒤몽 OECD 국제이주부서장은 “이민자 급증은 단순히 팬데믹으로 인한 요인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민 증가 추세엔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 유학에 대한 강한 수요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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