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재학생 중 3분의 1가량 참여…‘공학 전환’ 부결 때 환호성도
교수들 “학습권과 수업권 침해 계속…본연 역할 하고파” 중단 호소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 학생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측의 공학 전환 논의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생 투표가 아닌 이사회 임명으로 결정되는 총장직에 대해서도 학내 의견이 민주적으로 반영되도록 직선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림에 따라 재학생 확인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예정보다 40여 분간 지연된 오후 2시 45분쯤 개최됐다. 일부 재학생들은 ‘민주동덕’이라고 쓰인 과 잠바를 입거나 목발을 짚고 입장하기도 했다.
표결에 참여한 재학생은 안건별로 차이는 있지만 19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공학 전환 건엔 1973명, 총장 직선제 건엔 193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휴학·졸업생을 제외한 재학생 수(6564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학생회 측이 예상했던 인원(1300여명)보다도 600명 정도 많다. 회칙에 따르면 개회 정족수는 재학생의 10분의 1인 650여 명이다.
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는 각각 부결, 가결됐다. 구체적으로 공학 전환 안건은 1973명 참여자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고, 총장 직선제는 참여 1933명 중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공학 전환 건이 부결됐을 땐 학생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총회 결과는 21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총학생회와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대학 측은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결과를 대학 본부에서 좌시해서도,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학우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 측의 공학 전환 추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논의는 학생들의 의견이 포함되지 않은 학교 측의 비민주적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이유에서다.
학교 측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기물 파손 등 일부 시위 행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을 경고했다.
이날 오후 동덕여대 교수 235명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시위 중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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